부울경 역전 직후 공세 수위 강화
"與 지지율 악영향…野 반사이익"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정책 경쟁보다 신천지 개입 의혹을 둘러싼 공방과 윤리심판원 징계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후보 간 신경전이 전대 이후 윤리감찰과 징계 절차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징계 정치'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민석 후보 측이 제기한 신천지 개입 의혹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울경 역전승 직후, 당대표가 되면 김민석 후보에 대한 윤리감찰을 지시하겠다"고 밝히며 김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전날 영남권(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에서 역전승하며 초반 열세를 만회한 정 후보는 곧바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순회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가 되면 직권으로 신천지 의혹에 대한 윤리감찰을 지시하고, 의혹이 거짓으로 판명될 경우 윤리심판원에 제소해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김 후보 측의 신천지 개입 의혹 제기가 민주당을 공격하고 위헌정당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한 사례와 2022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이재명 당시 의원에게 돌린 사례를 함께 언급하며 이번 신천지 의혹 제기 역시 같은 맥락의 행위로 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가 정책 경쟁보다 '징계 정치' 양상으로 흐르면서 당원과 지지층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전 전당대회와 달리 후보 간 접전이 이어지면서 메시지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며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당내 축제의 장이 돼야 하는데 서로를 징계 대상으로 몰아가고 상호 비판만 부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역시 윤리위원회를 둘러싼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윤리위원 2명을 추가 임명해 윤리위원회를 다시 7인 체제로 복원하고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리위 운영 방식과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당내 반발도 이어지면서 윤리기구를 통한 갈등 관리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모두 윤리기구를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가 정책 경쟁보다 의혹 공방과 징계 논란으로 흐르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에 정치적 반사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경우는 윤리위에 회부할 성격의 사안으로 보기 어려운 반면, 민주당은 신천지 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리기구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정책 경쟁보다 이런 문제로 시끄러워지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일 수 있다"며 "양당은 적대적 공생 관계인 만큼 민주당 내부 갈등이 커질수록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을 얻고, 결국 민주당 지지율에만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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