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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 초읽기…與, 2030 여성 표심 변수될까
野 퇴장 속 與 주도 법사위 통과
보완책에도 여성단체 우려 지속
여성 지지층 '집토끼' 비판 확산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사진은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의결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사진은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의결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 보호 장치를 보완했다고 설명하지만 검사의 보완수사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력범죄와 성범죄 피해자 보호 문제에 민감한 2030 여성층의 여론이 이번 입법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국회 법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입법에 반발하며 퇴장했고, 법안은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검사를 수사 주체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권은 폐지하고, 대신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번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성단체들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해 왔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6개 여성 시민단체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부실수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의 권리 구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수사 정보 접근권 확대와 여성폭력 사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피해자 보호 장치를 보완했다고 설명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뒤 1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1개월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아울러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폐지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도 되살렸다. 장애인이나 아동 등 스스로 고소하기 어려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이의신청에 필요한 사건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함께 부여했다.

민주당은 아동학대·가정폭력·성폭력·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 7개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더라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하는 별도 보호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해당 내용은 형사소송법이 아닌 관련 개별법 개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된 전건송치 제도를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일부 복원하는 성격이다.

여성단체들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하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김남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여성단체들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하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김남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의 설명에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입법이 2030 여성 지지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범죄와 강력범죄 피해자 보호는 2030 여성층이 꾸준히 민감하게 반응해온 사안이다. 최근에도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수사기관의 초동 대응과 피해자 보호를 둘러싼 논쟁이 반복된 만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부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배경에는 민주당이 젊은 여성 지지층을 이른바 '집토끼'로 여기며 이들의 요구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깔려 있다. 피해자 보호 공백 우려에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면서 이번에도 여성 지지층을 당연한 지지 기반으로만 여겼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030 여성 지지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보완수사 장치를 남겨둬야 한다는 요구가 가장 큰 분야가 여성·아동 사건"이라며 "가정폭력과 성폭력 사건은 보완수사를 통해 바로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이 피해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우려를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여성단체의 문제 제기에도 충분히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있다"며 "여성 지지층을 당연히 이탈하지 않을 지지 기반으로 여기는 것은 안일한 판단"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일부의 주장일 것"이라며 "여성층의 지지율 이탈은 있을 수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인 만큼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낮아질 수는 있어도 결국은 돌아올 것"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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