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정하고 의총 열어"…절차 논란도
피해자 보호·경찰 견제 장치 마련 숙제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방침을 확정했다. 당내 이견에도 완전 폐지 기조를 재확인한 것은 검찰개혁 입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지도부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사 공백과 피해자 보호 사각지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당 안팎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은 전면 폐지하되 수사 공백과 피해자 보호 문제는 별도 제도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당내 논의의 초점도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와 피해자 구제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앞서 당내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과 경찰 권한 집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정책의원총회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 전문가들은 예외적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제기했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이를 반영한 별도 개정안까지 논의됐다. 그러나 지도부는 "당의 총의를 모을 시점"이라며 완전 폐지 방침을 재확인했고, 당내에서도 폐지 기조를 되돌리기보다는 피해자 보호와 수사 공백을 최소화할 보완책 마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당내에서는 정책의원총회 이전부터 입법 방향이 사실상 정리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의원총회가 의견 수렴보다 이미 결정된 방침을 확인하는 절차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과거 검찰 수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도 "의견을 듣는다고 했지만 사실상 결론을 정해놓고 의총을 연 것 아니냐.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왜 의총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완전 폐지 쪽으로 방향이 잡힐 것으로는 예상은 했다"며 "당내에서는 이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다시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지도부도 결국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가 완전 폐지 방침을 확정한 뒤에도 반대 목소리는 이어졌다.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에 한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완전 폐지 방침이 정해졌지만 당내 이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셈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현재 논의는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되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기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논란이 될 수 있다"며 "공소시효가 6개월인 공직선거법 사건처럼 수사 시간이 촉박한 경우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면 사건이 너덜너덜해지고, 그 과정에서 증거 인멸의 시간과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경찰이 시간을 끌다가 이의 제기 시점이 임박해서야 문구 몇 개를 덧붙여 다시 보내면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보완수사 제도의 목적은 국민의 인권 보호인데, 정작 국민은 사라지고 기관끼리 사건을 떠넘기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 간 견제를 위해 제3의 기구가 보완수사의 적정성과 국민 편익을 평가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24일 의원총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완전 폐지 방침이 사실상 정리되면서 향후 논의의 초점은 피해자 보호와 경찰 수사 견제 장치를 어떻게 제도화할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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