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당원 있다는 이유로 전대 개입?…종교 자유 침해"
"국힘 같아…분란만 키울 듯"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때아닌 '신천지' 논란이 번지고 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신천지의 정치 개입 가능성을 잇달아 제기하자 친청(친정청래)계는 "근거 없는 음해"라며 맞섰다. 예비경선을 앞두고 과도한 네거티브 경쟁이 당내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의 불씨는 김 전 총리가 먼저 당겼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전대의 본질은 결국 위장한 반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적으며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20일 열린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도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신천지와 특정 후보를 직접 연결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신천지의 정치 개입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그것을 특정 후보와 연결시키는 것까지 제가 책임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친청계에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에 "이런 황당한 네거티브가 먹힐 거라 생각하는가"라며 "바로 법적 조치 들어간다"고 적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력 당대표 후보의 발언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근거도 없이 우리 당을 신천지 세력의 정당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민주당을 위헌 정당이자 국민의힘과 다를 바 없는 정당으로 끌어내리는 명백한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당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유튜브 방송을 근거로 당과 당원들에게 신천지라는 낙인을 찍은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당을 지키지는 못할망정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앞세워 당을 쪼개는 일에 앞장서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원 후보인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총리의 '신천지 개입설'을 강하게 비판하며 당대표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의 근거 없는 주장은 민주당 또한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 본인 선거에서 유리하자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상 정교분리를 위반한 위헌 정당으로 몰려가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냐"고 힐난했다.
공방이 확산하자 신천지도 직접 입장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신천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어떠한 개입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성도 중 개별적으로 민주당에 가입한 당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신천지 개입설'을 주장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라며 "본 교단은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에 대해 민·형사상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도 이상한 조직적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만큼 문제 제기 자체는 필요하다"며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인사들을 돕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은 과거에도 비일비재했다. 이번 의혹 제기 역시 과거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제기했던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 후보 성격상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를 근거 없이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 이낙연 전 총리 사례도 있었던 만큼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의원이 언급한 과거 사례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202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신천지 신도들이 이낙연 전 대표를 지원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인 김 전 총리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이 같은 공세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KSOI가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는 정청래 전 대표 25.7%, 김민석 전 국무총리 21.5%, 송영길 전 대표 8.3%로 집계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신천지 공방이 정책 경쟁보다 지지층 결집과 상대 진영 흔들기에 초점이 맞춰진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비경선을 하루 앞두고 공방이 격화되면서 신천지 논란이 당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전당대회 쟁점으로 끌어들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관계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과도한 네거티브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국민의힘에서 반복됐던 신천지 논란을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끌고 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설령 신천지 문제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모두 색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당내 분란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예비경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는 그동안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반복해 온 방식인데, 우리 당도 똑같아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교 문제를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은 너무 단기적인 정치적 유불리만 고려한 접근 아니냐"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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