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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SMR 협력…중러 '원전 장악' 견제 고려됐나
韓美日, 글로벌 SMR 시장 공동 진출 합의
중러 '원전 주도권' 위협에 美 제안 가능성


한미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은 국제 원전 수요에 따른 경제성과 중·러의 원전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함의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른쪽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이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SMR 협력각서(MOC)에 서명한 모습. /외교부
한미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은 국제 원전 수요에 따른 경제성과 중·러의 원전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함의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른쪽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이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SMR 협력각서(MOC)에 서명한 모습. /외교부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미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은 국제 원전 수요에 따른 경제성과 중러의 원전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함의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13일 제기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번 협력각서(MOC)의 기본 목적은 한미일 원전 업계가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SMR 시장에 공동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인태 지역을 기점으로 여러 국가에 SMR 배치를 가속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MOC에 서명한 바 있다.

이번 한미일 SMR 협력은 상호보완적 성격이 강하다. 미국은 SMR 원천기술에 있어 가장 선진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일본은 금융·정밀기계기술 분야에 강점이 있다. 다만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사고로,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사태로 원전 건설을 멈췄다.

한국은 기술 경쟁력은 뒤쳐지지만 시공 분야에선 독보적이다. 1970년대 후반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으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온타임, 온버짓'(예산 내 적기 준공)을 발휘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이를 입증해 왔다.

이같은 한미일 협력 체계가 마련된 건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SMR 시장 규모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세계원자력협회 등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40년까지 최대 158기가와트(GW), 2050년에는 418GW 등 전 세계 원전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이 원자력 협력 자체에 보이는 극도의 예민함을 고려하면, 이번 협력은 경제성만으로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원자력 에너지 공급망을 장악한 환경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양국은 최근 10년간 원전 산업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국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협의해 올해 상반기 MOC 문안에 합의했고, NATO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되면서 서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외교부 당국자는 3국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협의해 올해 상반기 MOC 문안에 합의했고, NATO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되면서 서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원전 설계, 금융 조달, 시공·운영, 해체뿐 아니라 채굴, 농축, 재처리까지 도맡는다. 이같은 수직계열화 구조로 해외 원전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다는 평가다. 중국도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 80기 중 39기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원전 공급망을 90% 이상 국내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전은 건설부터 시작해 100년 이상을 내다보는 초장기 프로젝트로, 이 과정에서 양성되는 인력과 축적되는 인프라는 상업성을 초월한 에너지 안보 영역이라는 의미가 있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과 일본에 3국 SMR 협력을 먼저 제안했을 것이란 해석도 그래서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3국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협의해 올해 상반기 MOC 문안에 합의했고, NATO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되면서 서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협력 계획과 관련해선 "여러 기의 동일한 노형을 연속 건설하는 선단형 배치(fleet deployment)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며, 리스크를 낮추는 사업을 우선적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태 지역은 앞으로 신규 원전 수요가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한미일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역내 국가들에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제로 이번 MOC 체결 이후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이를 환영하는 반응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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