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개최·호남 연휴 경선' 공정성 시비도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가 이틀 연속 호남을 찾으며 권리당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 논란 등으로 흔들린 호남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전날 전북을 찾은 데 이어 이날도 광주에서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유족인 오월어머니들을 예방하며 호남 민심 다지기에 집중했다. 또,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원택 전북지사 취임식에 참석했다. 해당 일정에는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최민희·임오경 의원도 동행했다. 두 의원 모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지만, 추미애 경기지사 취임식 대신 정 전 대표와 함께 호남 일정을 소화하며 힘을 실었다.
정 전 대표가 연이어 호남을 찾는 이유는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가 호남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0%가 호남에 집중돼 있어 호남 경선 결과가 사실상 당대표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관영 전 전북지사 공천 논란을 비롯해 전북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 공천 갈등이 벌어지면서 호남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역 내에서는 정 전 대표를 향한 비토 정서가 일부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 당대표 선거 때와 비교하면 호남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정 전 대표의 호남 내 입지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호남에 있는 지인들에게서도 '정신 차려라',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만을 많이 듣는다. 지난 전당대회 때는 이런 반응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정 전 대표의 정치 인생이 걸린 승부"라며 "호남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데다 (정 전 대표에게 지난 지방선거 공천 등으로 인한) 서운함을 느끼는 당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북은 광주·전남보다 당원 수는 적지만 권리당원의 결집력이 상당히 높은 지역"이라며 "김관영 전 전북지사의 영향력도 여전한 만큼 전북 민심을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정 전 대표에게는 이번 전당대회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당대회 개최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전당대회는 수도권에서 열린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충청권 대전에서 개최된다. 충청은 정 전 대표의 고향인 만큼 당 안팎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여기에 호남 순회경선 일정이 연휴 기간으로 배치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은 8월 1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순회경선을 진행하는데, 호남 경선은 광복절 연휴인 8월 15일 열린다. 일각에서는 첫 경선이 정 전 대표의 고향인 충청권에서 열리고, 호남 경선도 후반부인 광복절 연휴에 배치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당은 이날 회의를 열고 순회경선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대변인 이연희 의원은 국회에서 2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에서 첫 경선을 치르는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관례에 따랐고,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실무진이 안을 올렸고 각자 의견을 개진해 다수 의견이 나온 안으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일정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솔직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이 굳이 충청권에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대전 개최에 이어 호남 경선 일정까지 더해지면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짜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당 입장에서는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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