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구주류 접촉 늘리며 '포비아' 해소 주력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국민의힘 내 계파 구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지만, 정작 당내 최대 세력인 '구주류'(친윤계)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장동혁 대표를 엄호하지도, 그렇다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등을 돌리지도 않은 채 겉으로는 관망 기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 제기된 책임론에도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당권 유지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장 대표에 대한 공개 사퇴론은 후반기 국회 원구성 문제 등 원내 현안에 묻혀 다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다만 구주류 친윤계에서는 장 대표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장 대표가 징계 카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대체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이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장 대표의 노선에 대한 동조보다 강성 지지층의 공격과 지역구 관리에 미칠 영향을 의식한 현실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친윤계 핵심인 구주류 의원들도 장 대표 체제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실하다"라며 "누군가를 세워야 하는데 아직 그 대안을 못 찾았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가 구주류 핵심이나 중진 의원들과도 소통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다 보니, 주류 측에서도 지도부 교체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원조 친윤계로 꼽히는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장 대표와 한 의원 사이 어느 한쪽에도 힘을 싣지 않은 채 절제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장 대표가 공개적으로 예고한 친한계 인사들에 대한 해당행위 징계를 두고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선을 그은 한편,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시간을 두고 지켜볼 문제"라며 속도조절론을 펴고 있다.
그사이 한 의원은 보폭을 넓히고 있다. 복당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동시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연구 모임에 잇따라 가입하는 등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영향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당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이른바 '한동훈 포비아'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친윤계 상당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립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한 의원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반면 차기 총선과 대선 경쟁력을 고려하면 한 의원을 마냥 배제하기도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함께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구주류는 보다 복합적인 계산을 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될 경우 총선 경쟁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한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과거 친장(친장동혁)계로 분류됐던 일부 중진들 사이에서도 최근 장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그렇다고 곧바로 한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 역시 아니라는 것이 복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혁 성향의 한 의원은 "한 의원이 복당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곧바로 당대표로 나오는 등 당권을 쥐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기류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친윤계를 비롯한 당 주류들은 누구 편을 들기보다 어느 쪽이 살아남을지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 대표 쪽 인사로 분류됐던 한 의원은 최근 한 의원에게도 우호적으로 손짓한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결국 구주류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느냐가 향후 당내 권력 구도의 향배를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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