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선 합당론 여전히 회의적
혁신당 "연대·통합 논의" 메시지 계속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6·3 지방선거가 끝나자 범진보 진영 재편 논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직후 진보 진영 연대론을 공론화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론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 재편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지방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범진보 진영 연대론을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통해 승리의 기세를 모아주신 진보당 당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다른 당과의 연대 방법도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도록 하겠다"며 "많은 분께서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제안하고 계신다. 그 부분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결선투표제를 언급한 배경에는 진보 진영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표가 분산되고, 그 결과 보수 진영 후보가 어부지리로 많은 표를 확보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고, 이를 발판으로 4년 만에 울산시장을 탈환하는 연대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도 민주당이 연대론을 꺼내 든 배경으로 거론된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57만5819표를 얻어 251만5560표를 획득한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6만259표 차로 꺾었다. 이 가운데 권영국 정의당 후보가 5만4315표를 얻었다. 단순 합산으로 승패가 뒤바뀌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진보 진영 표가 분산되지 않았다면 보다 치열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또 다른 범진보 연대 방식으로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론이 거론된다. 양당은 지난 1월 합당 논의를 본격화했지만 당 안팎의 이견과 지방선거 일정 등을 고려해 논의를 선거 이후로 미룬 바 있다. 대신 양당은 정책·정치 현안을 논의할 연대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합당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혁신당에 우호적인 감정을 가진 의원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지금도 합당을 추진한다면 상당수 의원이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진보 진영 표 분산 문제로 해석하는 데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일부 지역 결과를 연대 부재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 지형이 달라지면서 합당론은 큰 변수를 맞게 됐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장 합당 논의를 추진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조 대표까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합당 논의를 주도해 온 양 측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축이 사라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대표가 오는 8월 혁신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다시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그는 지난 5일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다만 조 대표의 퇴장이 곧바로 합당론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5일 파란개비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을 향해 "민주개혁진영의 연대와 통합은 본진인 민주당의 성찰과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 함께 논의하고 길을 찾아나가는 품 넓은 민주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범민주 진영 재편 과정에서 민주당의 포용을 주문한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한 범여권 의원실 관계자는 "혁신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결국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남아 있다"며 "조 대표가 없다고 해서 합당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가 있었다면 혁신당도 통합 과정에서 조건을 제시하거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예전보다 혁신당이 민주당에 조금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려는 분위기가 읽힌다"고 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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