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해야 나라 굴러가" …정권 견제론
"국힘 심판해야"…여당 도지사로 충남 발전 기대감도

[더팩트ㅣ천안·아산=김수민 기자] 6·3 지방선거를 약 일주일 앞둔 26일, 충남 15개 시·군 중 가장 많은 유권자가 포진한 천안 중앙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출마한 충남도지사 선거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답변은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충청도 특유의 신중한 관망세였다. 영·호남처럼 특정 정당에 대한 쏠림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한 충청 지역은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을 쉽게 드러내지 않아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왔다.
천안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더팩트>에 "과거부터 충청도는 보수와 진보 정당이 번갈아 당선되는 경향이 있어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보수층은 투표장에 가서 조용히 찍고 오는 숨은 표가 많기 때문에 지지율만 보고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요구르트를 판매하는 상인 역시 선거 판세를 묻는 질문에 "이번 선거에서 누가 유리한지에는 큰 관심 없다"라며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후보에 소신껏 표를 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뚜렷하게 기울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에서 만난 일부 상인들은 현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우려하며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른바 '정권 견제론'을 강조했다.
중앙시장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해온 80대 상인은 "양쪽이 서로 경쟁해야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한쪽만 다 차지하고 마음대로 법을 주무르면 나라가 안 돌아간다"라며 "지금 독재로 가고 있지 않느냐. 누군가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6년 경력의 택시기사도 "이재명 대통령이 잘하는 부분도 있지만, 권력이 한쪽으로 너무 쏠리면 안 된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안다"며 "정치는 48 대 52 정도의 균형 속에서 굴러가야지, 여당이라 하더라도 수적 우위로 야당의 모든 것을 다 막아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후보의 과거 도정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70대 상인은 "김태흠 지사가 일을 잘했다. 이번에도 믿고 맡길 만하다"고 지지 의사를 보였다.
실제로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10%p 이상 앞서며 민주당이 쉽게 이길 것으로 점쳐졌던 예상과 달리, 최근 김 후보가 추격하며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KBS 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6~20일 충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응답률 20.8%·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박 후보 41%, 김 후보 37%로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택시 기사는 "초반에는 박 후보가 신선하고 정부와의 소통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로 지지율이 높았지만 지금은 지지율 차이가 좁혀진 만큼 김 후보가 앞설 가능성도 있다"라며 "보수 지지층 특유의 숨겨진 표심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과 현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여당인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뚜렷했다.
택시 운전 1년 차인 60대 기사는 '12·3 계엄 사태'를 거론하며 "당시 온몸으로 막아낸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과가 부족해 보인다"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확실하게 엄중한 심판의 채찍질을 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박 후보가 당선돼야 정부와 손잡고 충남 발전을 이끄는 데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장을 찾은 80대 박모 씨 역시 경제적 성과와 충남의 발전을 위해 민주당 지지를 밝혔다. 그는 코스피가 8000포인트 돌파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힘 있게 잘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이 잘하고 있으니 그를 등에 업고 나온 박 후보도 밀어줘야 한다"라며 "김 후보도 일은 잘하지만 도정을 원활히 운영하려면 대통령의 힘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정부의 경제 드라이브와 지역 발전의 연계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불당동에서 만난 한 30대 직장인은 "천안·아산은 대기업 사업장이 많아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여당 출신 도지사가 나와야 정부의 정책 기조와 발맞춰 지역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충남 아산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 역시 안갯속이다. 아산시을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지역구로, 민주당 전은수 후보와 국민의힘 김민경 후보, 새미래민주당 조덕호 후보가 출마해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유권자는 "주변 분위기를 보면 지지세가 반반으로 나뉘는 것 같다"며 "두 후보 모두 대중적 인지도가 아주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후보 개개인의 면면을 따지기보다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후보의 이력과 전임 의원의 평판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유권자는 "인지도 측면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전 후보가 조금 더 유리하지 않나 싶다"라며 "이 지역구 의원이었던 강훈식 비서실장에 대한 지역 내 평가도 좋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후임 격인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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