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관계자 "성과보단 비판만 이어져 답답"
'장동혁 배제론' 포함 퇴진 요구 커질 전망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지방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두고 미국행을 택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박 1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장 대표는 '한미 핫라인 구축'을 실질적 외교 성과로 내세우며 정면 돌파에 나섰지만,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후폭풍은 오히려 거세지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앞두고 깊은 고민이 있었지만, 이재명 정권의 외교 참사로 국가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판단해 어렵게 방미를 결정했다"며 방미 기간 중 공화당 및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소통 채널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면담 대상이나 협약 내용을 묻는 질문에 "외교 관례상 비공개"라는 답변을 반복하면서 당내에서는 '실속 없는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방미 전후로 당 안팎에서 수많은 비판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외면한 채 이후에도 판단을 바꾸지 않는 것은 사실상 판단 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며 "열흘간 자리를 비운 사이 공천 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이달 말부터는 지역에서 독자 선거대책위원회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누구를 만났다고는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반면 이번 방미를 향한 당내 비판이 지나치다는 입장도 있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1기 당시와 현재 모두 한국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미국 민주당과의 접점은 상대적으로 넓지만 공화당과의 연결고리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미 의회 다수당이 공화당인 만큼 마땅한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그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미 일정이 세 차례나 연기된 끝에 수개월 만에 성사된 것인데, 성과보다는 사진 등을 둘러싼 비판만 이어져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초선 의원도 "견고한 대통령 지지율 속에서 당 대표로서 국내에서 정국 돌파구를 찾기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의 외교 실책이 부각되는 시점인 만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대표의 부재 기간 당 지지율 하락과 공천 잡음이 겹치면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이미 '대표 없는 선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시장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최근 경선 경쟁자였던 박수민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해 '원팀 선대위' 구성을 마쳤다. 특히 당 상징색인 빨간색 대신 연두색 넥타이를 착용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며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당 지도부는 결국 '전략적 후퇴'를 택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지방선거는 후보자가 중심이 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특히 광역단체장이 구성하는 선대위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앙 선대위는 지역별 선대위를 보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당 리스크가 지역 표심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향후 구성될 중앙 선대위 역시 지도부 색채를 최소화하고 중도 확장성을 갖춘 인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난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다.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론에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서는 ‘장동혁 배제론’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 퇴진 요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후보 중심 선거'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대표의 역할이 실무 지원으로 한정되면서 그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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