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셈법…'무공천' 가능성엔 선 그어
'누구 내보내느냐' 고민 빠져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부산 등판이 사실상 가시화하면서 당 안팎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무공천'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정공법을 택하는 모양새지만, 내부적으로는 긴장과 부담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북구 만덕에 자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초 북구 구포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사직 야구장 시범경기 관람, 서병수 국민의힘 북구갑 당협위원장과의 회동 등 공개 일정을 이어가며 '지역 밀착형' 행보에 공을 들여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출마를 전제로 한 전형적인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이어져 왔다. 특히 보수세가 강하면서도 중도층의 향배가 중요한 부산 북구를 공략지로 택한 것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하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한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부산 북구 출마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며 "지난 총선 당시 부산 승리와 당 대표 시절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등 부산에서의 성공적인 경험이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 등판이 확실시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부산행에 대해 "경기 하남이나 인천 계양처럼 험지에서 싸우며 당이 한 전 대표에게 빚을 지는 식의 행보를 보였다면 더 크게 성장할 기회였을 텐데, 왜 굳이 연고도 명분도 부족한 부산을 택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당 지도부는 한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친한(친한동훈)계 등 당 일각에서 제기된 '무공천' 요구에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당으로서 정치적 존재 이유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라며 무공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는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나 양보보다는 정당 간 경쟁이라는 원칙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공천을 강행할 경우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보수 표 분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갈라진 보수 표심은 야당 후보의 필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 큰 고민은 '누구를 내보내느냐'다. 대권 주자급인 한 전 대표와 체급이 맞는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만약 중량감이 떨어지는 후보를 냈다가 한 전 대표에게 압도적인 차이로 밀릴 경우, 당의 권위는 물론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거물급 인사를 투입해 전면전을 벌일 경우, 보수 진영 내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의 부산 등판을 두고 단순한 출마를 넘어 보수 진영 내 주도권 쟁탈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후보 공천 시 한 전 대표가 당선되면 '당 후보를 주저앉혔다'는 비판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보수 분열로 어부지리를 안겼다'는 책임론을 한 전 대표에게 향하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