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NATO는 한계 지적
올해 북미 회동 가능성 제기

[더팩트ㅣ용산=정소영 기자] 아산정책연구원이 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개최한 '2026 아산플래넘'에선 '동맹 현대화'를 주제로 한미동맹의 진화 방향, 인도·태평양 집단안보 구상, 크링크(CRINK-중국·러시아·이란·북한)로 불리는 권위주의 국가 네트워크 대응, 북한 핵위협 억제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이날 행사에는 각국 정부·군·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은 미국이 이룬 동맹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동맹국으로서 집단안보의 부담을 분담하고 동맹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반도 방위에 대해 한국이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와 북한의 지속되는 핵위협 속에서 어떤 형태의 억제체제를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저 위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화상 축사에서는 "한미동맹을 설명하는 단어가 있다면 바로 공동 책임"이라며 "한미 관계는 미국이 보유한 유일한 통합적 양자 군사동맹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우리의 주적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중국도 그 다음으로 중요한 도전"이라며 "두 위협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동맹의 초점을 북한에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플래너리 세션1'에서는 '왜 동맹 현대화인가?'라는 주제로 동맹 현대화의 구체적 내용과 실천 방안이 논의됐다. 레이첼 엘레후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사무총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예로 들며 "동맹을 지탱해 왔던 기본적 원칙이 도전받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의 적응 및 현대화는 필요한 작업"이라고 진단했다.

프레드 플라이즈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한국의 미국 방산물자 구매 확대, 조선 및 기타 첨단기술 협력, 원자력 추진 잠수함 협력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은 굳건하지만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위한 재배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는 "동맹 현대화에 대해 한국과 미국 간에 인식 차이가 있다"며 "동맹 현대화의 핵심적 내용으로 대만 해협 문제와 한반도 문제가 전략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단일전구 개념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이에 따른 역할 재조정을 한미동맹이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 세션 2-1'에선 '크링크 부상에 대한 대응'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고르 크레스틴 조지부시연구소 선임자문위원은 미국이 크링크를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전략적 목적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성남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 외교부 제1차관)은 "크링크 전체보다 중국·러시아·북한 간 연대가 더 중요하고 그 향방에 있어 중국의 입장이 핵심적"이라고 분석했다.
'동시 세션 3-1'에선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는 주제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기존 동맹 체제가 충분한 억지력을 제공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퀵 청희 교수는 "역내 국가들이 동맹 우선과 동맹 기피로 나뉜다"며 "양측 모두 공식 동맹을 넘어 유연한 동맹 플러스 또는 전략적 연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비나 리 맥쿼리대 안보학 교수, 줄리아 맥도날드 아시아뉴질랜드재단 연구·참여 국장 등은 공통적으로 아시아판 NATO 필요성 논의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제도화에는 공통 위협 인식 부족, 정치적 제약, 지리적 조건 등 현실적 한계가 많다고 평가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아시아판 NATO는 역내 국가들 간 위협 인식 차이, 합의제 의사결정 방식이 아시아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 한일 관계 등으로 인해 현실화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세션 4'는 '북한의 핵 위협' 관련 북핵 억제 방법 등이 집중 논의됐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중동 전쟁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냈을 것"이라며 "미국이 자신들에 대한 공격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생각해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희망을 잃지 말고 비핵화를 향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부나카 미토지 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함께 확장억제 태세를 갖춰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한미일 협력강화가 평양의 위협인식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비핵화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 무엇을 위협을 보아 왜 아시아판 NATO를 추구하는지 의문"이라고도 말했다.
더불어 이날 현장에서는 전문가들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진행됐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올해 가을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권이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연구소(IIPS) 공동의장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 전에도 탄약, 군수품 조달에 문제가 있었는데 중동 사태로 더 심각해진 것 같다"며 "미 전쟁부가 요청한 추가 예산이 통과된다면 이를 메우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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