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전쟁 이후 전략자산 인태 지역 집결 가능...한반도에도 파장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미국 시간으로 1일 밤 9시에 생중계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보면서 트럼프의 집요한 ‘중국 고립’ 전략이 떠올랐다.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해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는 엄포 속에서도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는 제안을 하는 모습을 보며 ‘에너지 카드’를 활용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속내를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
무시무시한 이란 공습의 배경에 중국을 축으로 하는 ‘반미 네트워크’를 붕괴하려는 트럼프의 세계전략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미 경제적으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한 패권 도전국 중국을 이 시점에서 ‘방치’할 경우 미국의 패권이 시나브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도 느껴진다.
2기 집권 이후 트럼프의 행보를 보면 중국의 글로벌 전략 ‘일대일로(一带一路)’의 거점을 차례로 해체시키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2013년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유럽, 그리고 중남미를 관통하는 경제벨트를 묶으려는 거대한 전략이다.
먼저 트럼프는 서아시아에서 중국이 공을 들이는 파키스탄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 특히 친미 세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백악관으로 파키스탄 내 군부 서열 1위이자 실력자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을 초대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미 성향의 인물이다. 이후 파키스탄은 미국에 더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도 중국의 ‘값싼 원유’ 조달처인 베네수엘라를 봉쇄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3030억 배럴 규모로 알려진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자랑한다. 미국의 앞마당이랄 수 있는 중남미에서 대표적인 친중 행보를 하며 중국의 거점을 자처한 마두로를 제거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베네수엘라는 친미 행보를 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의 이란 군사공격은 에너지 문제에서 절대 약세에 위치에 있는 중국을 겨냥한 성격이 강하다. 중국은 소비 원유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그 중에서도 45%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이란은 2080억 배럴의 매장량으로 세계 3위의 산유국이다. 1일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도움을 주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에 의존하는 나라가 앞장 서야 한다"면서 ""제안을 하겠다.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한 것은 에너지에서 절대 강세인 미국의 위상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를 펴기 전에 다른 지역의 ‘걸림돌’들을 차례로 제거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곧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이란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중동과 서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을 크게 감소시키고, 중남미에서도 중국 교두보들을 봉쇄하고 나면 미국의 전략자산을 인도태평양 지경에 집중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트럼프가 ‘쿠바 접수’를 공언하는 이유도 이해된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장악이야말로 향후 세계 패권의 향방을 좌우할 관건임을 트럼프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쩌면 과거 동서 냉전 시절 패권도전국이었던 소련(러시아)을 군비 경쟁의 수렁에 빠트려 끝내 굴복시킨 것을 연상할 수도 있다.
에너지 대란이 이어지면 중국의 에너지 확보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해 중국 경제를 흔들 수 있으며, 에너지 공급망을 급히 안정화해야 하는 중국의 기회비용을 늘리도록 강요할 수 있다. 그 결과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국력 축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축출’과 무자비한 이란 공습이 결국 중국을 압박해 패권경쟁에서 승리하려는 트럼프의 거대 전략이 내포돼 있다면 그 다음 타깃은 어디가 될 것인가.
과연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새로운 세계질서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인도태평양이라는 공간의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한반도에는 어떤 파장이 일어날까.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한국과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현실이다. 예측 불허의 국제 정세 속에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한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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