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SNS서 '1일 1칭찬'
강경한 北…길 잃은 대북정책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박민영 재임명 배경…장동혁 의지 속 대변인단 '공동 대응' 기류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이른바 '윤어게인' 논란을 빚은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을 재임명했다고?
-맞아. 당 최고위는 지난 26일 박 대변인을 포함해 임기가 만료된 대변인단 재임명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고 밝혔어. 앞서 당내 반발에 부딪혀 한 차례 상정이 보류됐던 사안을 이번에 결론 낸 건데, 당 안팎에선 곧바로 당 지도부가 '절윤' 결의를 스스로 뒤집은 것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 나왔어. 개혁파 초재선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이날 입장을 내고 "국민께 드린 약속을 20여 일 만에 걷어찬 결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지도부가 스스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어.
-지도부 내 기류는 어땠어?
-당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최고위원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장 대표의 의지가 워낙 강하게 작용했다는 전언이야.

-대변인단 내부에서도 움직임이 있었어?
-대변인들 사이에선 박 대변인 재임명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건 '부당한 낙인'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고 해. 또 애초 전원 재임명 및 임기 연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는 점에서, 한 차례 의결이 보류됐던 데 대해 당혹감도 컸던 분위기야.
재임명 안건 상정 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한 대변인은 "박 대변인 재임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가 함께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어. 사실상 '스크럼'에 가까운 공동 대응 기류가 감지된 거지. 또 다른 대변인도 "윤 대변인을 '윤어게인'으로 규정하는 건 과도하다. 당의 스펙트럼 안에서 활동해 온 인사를 왜 극우로 몰아가느냐"는 취지로 반발했어.

◆당명은 '줄이고', 색깔은 '흰색'…국힘 후보들의 눈물겨운 '당 지우기'
-요즘 표심을 다지는 현장에 가보면 국민의힘 소속인지 무소속 유세인지 헷갈린다는 이야기가 있더라?
-국민의힘 후보들이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대신 흰색 점퍼를 입으면서야. 제주도만 봐도 도의원 예비후보들이 단체로 흰색 점퍼를 맞춰 입고 뛰고 있어. 기호 2번과 본인 이름은 최대한 크게 써놨는데, 정작 '국민의힘' 당명은 작게 표기돼 있더라고. 보통 흰색은 무소속의 상징인데, 후보들이 사실상 '당 지우기'에 나선 셈이지. 당의 핵심 인물들도 예외는 아니야. 원내대표까지 지낸 당의 중진이자 대구시장에 출마한 추경호 의원도 현장에서 회색빛이 도는 개인 점퍼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더라고.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보이던데.
-응. 색깔만 문제가 아니야. 아예 지도부의 지원을 거절하는 '보이콧'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고 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수민 의원의 발언이 꽤 직설적이더라고.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서울시민 눈높이에 맞을지 고민하겠다"며 이번 선거는 철저히 '서울적 사고'로 치러야 한다고 선을 그었어. 사실상 '오지 말라'는 소리로 해석돼. 또 다른 예비후보 윤희숙 전 의원도 "(지원 유세는) 대표와 지도부가 상황을 잘 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지도부를 반기지 않았던 냉랭한 분위기를 직접 언급하며 거리를 뒀어.
-여러 이유가 있겠지. 저조한 당 지지율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예비후보들 입장에서는 크게 덕을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여. 실제 내부에서도 이런 말이 나오더라.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대표에 대한 당 내부 불만이 상당하다. 당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후보 개개인의 경쟁력까지 갉아먹고 있다"고 했어.
-이런 거리두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야. 지난 총선 당시 '정권 심판론'이 거세지자 수도권 험지나 격전지 후보들이 빨간 점퍼 대신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에 나섰고, 2016년 총선 때도 당시 새누리당 공천 갈등으로 당 이미지가 나빠지자 흰색 점퍼 바람이 불었어. 당이 위기일 때마다 후보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게 '당 지우기'라는 게 참 아이러니해.

◆위기 속 내각 독려 나선 李…SNS서 '1일 1칭찬'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각 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청와대 분위기는 어때?
-이재명 대통령은 말 그대로 '연일'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어. 지난 23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는 지금을 "엄중한 시기"라고 표현했고, 24일 국무회의에서는 "민생과 경제산업 전반에 발생할지 모를 중대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주문했어. 2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국민들에게 "전기 사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각별히 협조해달라"고 당부했고, 석유화학 업계 간담회에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조했어.
-이렇게 상황의 엄중함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는 가운데, 한편으론 SNS를 통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거의 매일 칭찬하면서 독려하는 모습이야. 22일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장려하기 위해 '행복피자'를 제공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향해 "김성환 장관님과 공무원 여러분 잘하고 계신다"고 독려했고, 23일에는 가맹사업 불공정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에 감사를 표했어. 24일에는 12·12 군사반란 가담자들의 무공훈장 박탈을 추진한 국방부, 국가보훈부, 행정안전부를 칭찬했어.

-이어 25일에는 구윤철 재정경재부 장관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전국민 창업 오디션 소개글, 김성환 장관의 종량제 봉투 관련 게시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반값여행' 홍보글을 잇달아 리트윗했어. 27일에는 함께 시장을 방문한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호떡을 먹는 영상을 공유하며 참모진을 부각했지.
-이 대통령은 평소 국무위원과 참모진에 "눈 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이라는 말로 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해 왔어. 정권 초기 국정과제 수행에 최근 중동발 위기까지 겹치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독려하기 위해 공개 칭찬이라는 '당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

◆'가장 적대적 국가' 못 박은 北...길 잃은 대북정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제15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 국가로 공인한다"고 밝혔어. 남북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규정한 거지. 북한은 2023년 12월 한국에 대해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남북 연결도로·철로를 끊고 군사분계선 일대에 방벽을 세우는 등 물리적 단절까지 진행했어. 이번 발언은 그 연장선에서 정책을 굳히는 성격이 강해.
-'적대적 두 국가'는 북한 헌법에도 반영된 거야?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헌법에 넣었는지 공개하진 않았어. 일각에선 이를 전략적 모호성으로 해석해. 구체적인 조문을 숨기면서 상대에게 불확실성과 압박을 주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려는 계산이라는 거야.
-미국을 향한 발언 수위는 어땠어?
-김 위원장은 "지금 미국이 세계 도처에서 국가 테러와 침략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이란 전쟁을 겨냥했어. 다만 흥미로운 건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다는 점이야. 수위 조절을 한 셈이지. 대미 관계를 완전히 닫진 않겠다는 신호로 읽혀.

-한국 상황만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맞아. 북한이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해버리면 남북 대화의 전제 자체가 흔들려. 기존의 교류·협력 프레임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지. 청와대는 지난 24일 "한반도에서 남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은 적대와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공존"이라고 강조했어. 통일부 당국자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남북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공존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기조 하에 일관된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어.
-이재명 정부 대북정책 간 괴리가 커지는 상황이네.
-응. 정부는 향후 5년 동안의 남북 관계 발전방향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비전으로 제시했어. 하지만 북한은 '통미봉남'(미국과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한국 정부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 외교전략)을 넘어 한국을 협상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많아. 일부는 남북 관계 발전방향을 현실 변화에 맞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대화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압박·억지·외교를 어떻게 조합할지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거야.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까.
-관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여.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내세우며 북한과 대화 기조를 유지하는 '엇박자 구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오는 5월 미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의제가 다뤄질지, 깜짝이벤트로 북미대화가 이뤄질지도 관심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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