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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앞 현역 국회의원 영향력 어디까지?…경선서 '보이지 않는 손'
6·3 지방선거 앞두고 ‘줄 세우기’ 논란
치열한 눈치 싸움…勢 모으기 본격화?
‘윈윈 전략’이지만…‘형평성’ 우려도 제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이 구청장·기초의원 등 지방선거 특정 예비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거나, 자기 라인이 아닌 후보를 견제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투표장 모습. /이새롬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이 구청장·기초의원 등 지방선거 특정 예비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거나, 자기 라인이 아닌 후보를 견제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투표장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이 구청장·기초의원 등 지방선거 특정 예비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거나, 자기 라인이 아닌 후보를 견제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역 국회의원이 자신과 가까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식으로 간접 지원을 하는 것이 사실상 '뉴노멀'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아가 자신의 라인이 아닌 후보들에게는 지역 당 조직 차원의 공개 질의나 항의 서한 등을 통해 견제에 나서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지역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이 제작한 우원식 국회의장 관련 홍보물(왼쪽)과 지역위원회 차원의 항의 서한(오른쪽). /독자 제공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지역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이 제작한 우원식 국회의장 관련 홍보물(왼쪽)과 지역위원회 차원의 항의 서한(오른쪽). /독자 제공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의 라인이 아니'라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지역의 한 지방선거 예비후보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요즘 현역 국회의원이 SNS에 노골적인 흔적을 남기기보다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동선을 같이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자기 라인이 아닌 후보들에 대해선 공격하거나 견제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웹자보' 형식으로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는데,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타 후보들의 '연대 서명'이 적힌 항의 서한이 날아왔다고 한다. 지역위원회는 우 의장에 공개 질의서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지역위는 의장의 선거 개입이라고 문제 삼았지만, 제가 보기엔 오히려 현역 지역위원장과 지역위 차원의 선거 개입"이라면서 "당사자로서 정말 치사하고 치졸하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기 라인 후보들의 연대서명으로 항의 서한까지 내는 것은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연일 SNS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남구에 출마 예정자 관련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최연소 구의원 후보'라는 제목 하에 "부경대 정외과 4학년인 정○○ 남구당협 대학생위원장이 구의원에 도전하겠다고 한다"며 "23살이니까 당선되면 아마도 최연소 구의원 기록을 세우지 않을까 싶다. 용기에 감사하고 우리 남구민들께서 많은 격려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사진에는 국민의힘 남구 구의원(비례대표) 출마예정자의 홍보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박 의원은 지난달 9일에도 해당 인물을 언급하며 "과감히 MC를 제안했는데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정치가 꿈이라니 앞으로 더 연찬해서 좋은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연일 SNS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남구에 출마 예정자 관련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박 의원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구의원 비례대표 후보 관련 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연일 SNS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남구에 출마 예정자 관련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박 의원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구의원 비례대표 후보 관련 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이를 두고 정치권의 시선은 엇갈린다. 먼저 '상부상조'로 자연스러운 정치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예비후보 입장에선 인지도 상승이나 조직 결집 효과가 있고, 국회의원 역시 지역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것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국회의원은 자기 선거에서 이기려면 구청장과 기초·광역 의원들이 중요하다"며 "위법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함께 갈 사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심어놓으려고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 속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런 작업을 얼마나 세련되게, 납득 가능하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방식이 너무 노골적이거나 특정인을 아예 못 나오게 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되지만, 정치인들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 자체를 막기는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취지다.

다만 경선 전부터 특정 후보를 사실상 '점찍는' 방식의 지원은 다른 예비후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는 총선보다 비교적 작은 단위의 선거이고, 지역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 기초의회 공천이나 비례 순번 결정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원 출신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정식 심사도 끝나기 전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다른 후보들은 당연히 박탈감이나 불공정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출발선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후보를 콕 찍어서 홍보하는 방식은 정치적으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크고 다른 후보들이 도전할 수 있는 의욕 자체를 상실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SNS를 통한 온라인 선거운동은 상시 가능하다. 허위사실 유포나 후보자 비방이 아닌 이상 제한되지 않는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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