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정리 없이 '반한' 구도만 부각
방치하면 존재감 부담, 압박하면 키워줄라 '딜레마'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국민의힘이 이른바 '한동훈 때리기'에 갇혀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구 없는 '치킨게임'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겉으로는 한 전 대표와 거리를 두며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지만, 물밑 견제가 점차 노골화되면서 노선 정리와 뚜렷한 쇄신 전략은 매듭짓지 못한 채 '반(反)한동훈' 구도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부터 '보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2박 3일 일정으로 방문하며 본격적인 전국 순회 행보에 나섰다.
그는 대구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서 소상공인 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 선생 고택과 2·28 기념공원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상징성이 강한 일정에 집중했다. 27일에는 보수 민심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한 전 대표와 거리를 두며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지만, 물밑 견제는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의 오만한 국회 운영에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당내에서만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다"며 한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당은 근조 리본을 달고 필리버스터를 하는데, 누구는 나 홀로 세를 과시하며 얄팍한 자기 정치에만 매몰돼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 전 대표의 대구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자,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TK 정치권에서도 견제성 발언이 잇따랐다. 주호영 의원은 "대구는 외지인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는 곳이 아니다"라고 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3년 전 동대구역에서 사진 찍으며 정치 결심을 했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하는 등 보이지 않는 견제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 전 대표의 '백의종군'을 주문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김석기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앞두고 "내가 한동훈이라면 조용히 백의종군하겠다"며 "전국적으로 선거가 어려운 만큼, 힘든 지역을 찾아 당 후보들을 돕는 것이 오히려 자신에 대한 평가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이 한 전 대표를 완전히 방치하기에는 존재감 확대가 부담스럽고, 강하게 압박하자니 오히려 '키워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직면한 딜레마에 갇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에 "한 전 대표가 정치에 나선 지 3년 차밖에 안 됐는데, 봉합해서 가고 싶어도 오만한 태도로는 어렵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만 따라오라'는 식의 태도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노선 정리와 쇄신 전략 없이 대립만 격화될 경우, 부담이 고스란히 선거 국면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과 한 전 대표 모두에게 손실만 남기는 치킨게임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소속이 된 인사에게 세 과시를 하지 말라는 모습은 제3자인 국민들이 보기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내분은 지지율에 악순환만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폭삭 망해야 새싹이라도 돋는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며 "보수 진영에서조차 민주당을 찍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판국에 출마자들만 괴로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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