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공천으로 의제 선점 노려
지역 기반이 관건인데…"쉽지 않을 것" 분석도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6·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군소정당들이 존재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기 공천과 의제 선점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대체로 지역 기반이 약한 만큼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군소정당들은 양당이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 들어서기 전, 후보를 먼저 확정해 조직을 다지고 의제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거대 정당과의 선거연대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단순한 참여를 넘어 군소정당이 존재감을 입증해야 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가 유보되면서 독자 생존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견제하겠다는 의미의 '국힘 제로'(Zero)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되는 일을 막겠다며 "민주당 및 개혁진보 야당 시민사회 세력을 결집한, 새로운 다수 연합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혁신당은 공천 심사를 진행 중이며 이미 일차적인 후보군 윤곽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혁신당은 비례 위주로 의원들이 구성되어 있어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이번 지선에서 극복해야 할 지점으로 지적된다. 조 대표가 직접 내달 중순쯤 선수로 뛰겠다고 밝히면서 그의 리더십 역량이 다시금 확인될 전망이다. 그는 "호남과 영남, 수도권 곳곳에서 창조적 파괴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의 선거 연대를 일축하면서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조기 공천으로 선거구가 비교적 좁은 기초의원 선거에서 후보를 빠르게 확정해 주민 접점을 늘려 성패를 가르겠다는 심산이다. 예컨대 온라인 기반의 '기초의원 99만 원 패키지'를 내세워 저비용·고효율 선거 모델을 도입, 진입장벽을 낮춰 유능한 인재를 대거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신당은 최종적으로 '세 자릿수 당선자' 배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기초단체장 4명, 기초의원 62명 등 총 73명의 후보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면접 대상자만 270명이 넘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은 계엄과 윤어게인으로부터 자유로운 유일한 야당"이라면서 "정치 개혁이나 세대교체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감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내 5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진보 정치의 뿌리를 튼튼히 다져 정치인 양성이 지속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진보당은 지난달 18일 김재연 상임대표의 평택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확정하며 "5석 정당으로 도약하자"는 목표를 선명히 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성평등 정치를 실현할 적임자이자, 정치신인들을 적극 발굴·육성해 진보정치의 세대교체를 실현하는 정치세력임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략 지역으로 '울산'을 선정해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도 준비 중이다. 손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현재 300명 중의 250명은 확정이 됐다"며 "여성 후보가 전체의 52%고, 2030 세대의 청년 출마자는 22%"라고 말했다. 실제 제주도의원 선거에는 2007년생 정근효 씨가 최연소 후보로 출마한다.

기본소득당은 이번 지선에서 '내란 청산'과 '기본소득 지방시대'를 전면에 내걸었다. 정치공학이나 체급 키우기에 몰두하기보다는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전 지역 광역의회 비례대표에 출마하는 한편 기초 선거에서도 전략 지역구를 선정해 후보를 세우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거론되는 기본사회와 기본소득을 지방정치에 구현할 지방의원을 발굴·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안산에서 시의원 서태성·홍순영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전체 출마 규모나 지역 윤곽은 3월 중 구체화할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양당제 굳어진 현재의 환경에서 소수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방선거는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통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군소정당의 경우 대체로 비례 의석을 중심으로 세가 형성된 탓에 지역 조직이나 지역색 자체가 상대적으로 옅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이탈리아·스페인처럼 지역 정당을 표방하는 군소정당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의 군소정당은 양당과 달리 지역 정치를 전면에 내세우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에서 뚜렷한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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