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의혹·합당 제안·내홍에 발목 잡힌 與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대형 악재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내홍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흡수해도 모자랄 판에 당내 리스크에 발목 잡혀 지지율 상승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정청래 대표 취임 이후부터 5개월째 줄곧 4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는 민주당에게 뼈아픈 수치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44%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p 상승에 그친 반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오히려 3%p 오른 25%로 민주당과 격차를 좁혔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0%를 기록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국정 지지율과의 격차다. 통상 집권 초기 대통령의 국정 성과는 여당 지지율의 동반 상승을 견인하기 마련이지만 현재 민주당은 이를 전혀 흡수하지 못한 채 따로 노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은 수권 능력을 증명하고 있지만, 당은 각종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더딘 지지율에 대해 "당의 업보라고 생각한다"며 "김경 같은 공천 헌금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공천 원칙을 확립해 선거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지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도덕성 논란이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현직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된 정황이 담긴 이른바 ‘황금 PC’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사가 당 현역 의원들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도부의 리더십과 소통 구조에 대한 불신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청래 대표가 당 지도부와의 충분한 사전 교감 없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면서, 당내 민주주의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인사들은 이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당내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3일 표결을 앞둔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 1표제' 재추진으로 인한 긴장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원들 간 공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고, 일부 의원들은 해당 제도가 정 대표의 연임과 맞물려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은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지만, 중도층에는 민주당이 민생보다 당권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혁신당과의) 무리한 통합이 아니라 당내 갈등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내부 갈등을 정리하지 못하고 민생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40%라는 견고한 박스권에 갇힌 채 지방선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대통령과 민주당이 디커플링된 상황이다. (민주당이) 민생 법안이나 정책 경쟁보다는 정략적인 합당이나 1인 1표제, 내란특별법 등 강성 이슈들을 자꾸 주도하고 있다"며 "강성 당원들은 결집할 수 있지만, 중도는 이에 당연히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도층의 파이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는 지난 1월 27일~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응답률은 11.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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