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연임용 합당' 의심 퍼져…지도부는 '직진'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기습 제안한 뒤로 민주당 내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합당 제안 방식과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넘어 '실익'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민주당 내 '합당 무용론'은 정 대표가 합당이란 거대 이슈를 '자기 정치'에 이용한다는 의심과 맞물리면서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지도부 일원으로 정 대표의 기습 합당 제안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언주 최고위원은 2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합당으로 얻는 실익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굉장히 애를 써서 중도 실용을 외치고, 그래서 (현재) 그 안정감을 확보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의 합당은 굉장한 혼란과 흔들림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 국정 운영 기조에 따라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지속해 시도하고 있는 민주당이 자신들보다 진보 성향으로 평가 받는 혁신당과 합당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최고위원은 "저희가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굉장히 애쓰고 있지 않나"라며 "(지금) 민주당은 과거와는 달리 안정적이고 중도 실용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내부에선 정 대표의 기습 합당 제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그 내용은 '제안 방식'과 '시점'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내부 논의가 진행되면서 "합당으로 얻을 실익이 있느냐"는 '합당 무용론'이 민주당 내부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대표가 내세운 가장 큰 합당 명분은 6·3 지방선거 승리다.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 인식되는 혁신당이 독자적으로 지방선거 후보를 낼 경우 민주당으로선 타격이 불가피한데, 합당을 통해 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 측 설명이다.

그러나 반론은 이미 터져 나왔다. 혁신당과의 합당이 보수 결집을 초래할 수 있고, 합당 후 혁신당에 지방선거 공천권 지분 일부를 부여할 경우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불필요한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등이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금 상황에서 혁신당과 합당하게 되면 정치구도가 '민주진영 대 보수'로 재편되면서 보수 결집을 촉진할 수 있다"며 "합당이 지방선거에 유리한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도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방선거만 놓고 보면 합당이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들은 아마 (민주당 의원들이) 다 할 것"이라고 했다.
'합당 무용론'을 지지하는 이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정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위해 합당이라는 거대 이슈를 이용한다고 의심한다. 이들의 시선은 8월 예정된 전당대회로 향한다. '정 대표가 당대표 연임을 위한 당내 세력 확장의 수단으로 합당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가오는 전대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2년 임기를 채울 경우 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 '당권 장악'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선다.
실제로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더인터뷰'에 출연해 "혁신당과의 합당이 8월 전대에서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고,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도 지난 22일 "이번 합당 제안이 (당대표)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 만나 "정 대표 설명은 '굳이 지금 왜 합당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부족하다"며 "당대표 연임 포석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적지 않은 의원들의 반발에도 정청래 지도부는 합당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당 논의 전) 각 당의 당원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당원이 (혁신당과 합당을) 하라고 하면 하는 거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는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달 내에 합당 관련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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