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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이라고 선 그은 '김여정 담화'…북한 속내는
정동영 "무인기 사태, 합동조사 결과 따라 상응 조치"
적대적 두 국가론 재확인…중일 외교 행보 뒤 메시지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이 궁리하는 ‘조한(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희망 부푼 개꿈들은 전부 실현 불가한 망상"이라며 통일부를 직격했다. 사진은 김 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2018년 2월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더팩트DB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한국발 무인기 침투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 관계 국면이 한층 굳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의 잇단 담화를 감안하면, 남북 관계가 완화 국면으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 장관은 14일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산하기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한국발 무인기 침투 사건 관련 현재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며 "조사단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이 무인기를 침투시켜 이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무인기에 북측 지역을 촬영한 5시간 47분 분량의 영상 자료가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1일 김 부부장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개인적으로는 한국 국방부가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면서 "한국 영역으로부터 우리 공화국의 남부 국경을 침범한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통일부는 지난 13일 "남북 소통 재개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부부장은 같은 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이 궁리하는 '조한(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희망 부푼 개꿈들은 전부 실현 불가한 망상"이라며 통일부를 직격했다.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한국 당국이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통일부 평가 직후 곧바로 나온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두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못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통일부 평가 직후 곧바로 나온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두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못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통일부 평가 직후 곧바로 나온 김 부부장의 담화를 두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못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폐막연설에서 "남북관계는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라고 선언한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제도화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곧 9차 당대회가 열릴 텐데 노동당 규약 등에 ‘두 국가’를 명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직접 보는 노동신문에 실렸다는 점도 중요하다"며 "북한 주민들에게도 내부적으로도 한국을 적대 국가로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부장 담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를 겨냥한 듯한 표현도 눈에 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3일 "아무리 집권자가 해외에까지 돌아치며 청탁질을 해도 아무리 당국이 선의적인 시늉을 해보이면서 개꿈을 꾸어도 조한(남북) 관계의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공감했던 한일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 이후 나온 점도 견제 메시지로 해석된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주장은 일관됐다. 남북이 아니라 조한이라는 표현을 쓰고 적대적 두 국가를 전제로 어떤 교류협력이나 접촉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중재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니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강경 담화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한반도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가야 하는데, 이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며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하니 신경질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북한이 추가 담화나 군사적 시위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사진은 2021년 1월 14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이 열려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향후 북한이 추가 담화나 군사적 시위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사진은 2021년 1월 14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이 열려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향후 북한이 추가 담화나 군사적 시위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북한은 과거 담화를 통해 경고 수위를 높인 뒤 행동으로 이어간 전례가 있다. 2020년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북한의 강경 발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맞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정부 정책은 학자처럼 해석을 수시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개꿈, 망상이라고 비난하더라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대북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관철하겠다는 맥락이 유지되는 한 북한은 어떠한 형태의 대화나 협력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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