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마이크로 타겟팅'·마크롱 '앙마르슈' 전략도

데이터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유권자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감정과 선택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정밀하게 포착되고 있다. 선거는 점점 데이터 기반 경쟁의 장으로 재편되고 있고, 데이터를 통해 민심을 읽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데이터가 선거판의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한 '데이터 전쟁'이 유권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정확히 대변할 수 있을지 총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김시형·이하린 기자] 거대 양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데이터 전략을 고심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도입은 소수정당에겐 오히려 '승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 지원을 위한 AI 기반 통합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선제적 행보에 나섰다.
단순한 선거 보조 도구를 넘어, 후보자 관리부터 공약 설계, 선거 전략 수립까지 전 과정을 AI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공약 개발도 기술 중심으로 재편한다. AI가 각 지자체 홈페이지 공고, 조례와 시행규칙, 지방의회 발의안, 지역 사업 자료, 민원 게시판, 지역 커뮤니티와 SNS 여론 등 축적된 지역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해당 지역에서 가장 필요하고 실효성 높은 공약 후보군을 자동 도출하는 방식이다.
조직과 인력이 제한적인 소수정당의 현실을 감안해, '효율성 극대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개혁신당은 AI를 통해 후보자의 회계 관리, 공약 설계, 선거 전략 수립 등을 일괄 지원함으로써 인적 부담을 줄이고, 선거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당은 여론조사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ARS 방식의 여론조사는 1회당 약 400만 원, 직접 조사 방식은 회당 1000만 원에 육박하는데, AI를 활용하면 100만 원으로 단가를 확 낮출 수 있다"며 "비용 절감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기술 기반 전략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핵심 쟁점을 자동으로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후보들의 공약 수립을 지원하는 등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데이터의 정밀함을 활용한 이른바 '마이크로 타게팅' 전략이 선거의 주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유권자 유형별로 맞춤형 선거 전략을 펼쳐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오바마 캠프는 유권자의 관심사와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극도로 세분화된 집단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유권자 유형별로 정책과 캠페인 등을 다르게 제작해 약 1500여 가지의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유권자별로 가장 효과적인 소통 방식을 찾아낸 것이다. 이같은 데이터 기반 개인화 소통이 선거 효율과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역시 데이터 전략을 통해 정치 지형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가 속한 앙마르슈 당은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 10만여 명과 직접 만나 설문과 대화를 진행했고, 이렇게 수집된 거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차별화된 정책을 만들었다. 이에 마크롱은 제3정당이자 중도정당으로 대선과 총선에서 연이어 승리했다.
이 같은 사례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데이터 기반 전략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는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수집한 민심 데이터를 정책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지선은 지역별로 요구사항이 각자 다르고, 지역마다 특수성이 굉장히 강한 만큼 앙마르슈 전략은 풀뿌리 민주주의에 유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윙보터'로 불리는 젊은 층에게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은 2023년 앙마르슈 전략을 차용해 청년 서포터즈를 꾸려 국내 최초 'Bottom Up(상향식)' 정책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150여명의 서포터즈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의 의직접 수렴·분석해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대한민국 진단 프로젝트였다.
다만, 어디까지가 혁신이고 어디부터가 문제의 소지가 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데이터가 선거 전략의 핵심 자원이 된 시대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도구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왜곡의 수단이 될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문제다.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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