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활용한 유동 인구 데이터도 공개
남보다 효율·효과적인 전략 수립 '관건'

데이터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유권자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감정과 선택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정밀하게 포착되고 있다. 선거는 점점 데이터 기반 경쟁의 장으로 재편되고 있고, 데이터를 통해 민심을 읽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데이터가 선거판의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한 '데이터 전쟁'이 유권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정확히 대변할 수 있을지 총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하린·김시형 기자] 6·3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훌쩍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조직력 경쟁을 넘어 빅데이터·AI를 선거 전략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다. 현장 유세도 결국 유권자의 마음을 얼마나 정확히 읽고 반영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내년 지선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은 여야 모두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데이터 활용'은 선거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굳어진 만큼, 이를 얼마나 효율적·효과적으로 운용하느냐가 올해 지방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선거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데이터를 어떻게 발굴, 활용했을까.

더불어민주당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온라인 기반 선거 실험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2007년 완전 국민경선, 2012년 모바일 '엄지투표', 2017년 '온라인플랫폼' 선거를 거치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선거 문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순회 경선이 연기되자 대책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해 '입주식'을 여는 등 비대면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전략지도'를 개발해 현장 자원 투입을 최적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연구원은 전국 252개 자치구, 3495개 읍면동 단위로 유권자의 정치 성향과 투표 행태 등을 전수 분석했다. 더 나아가 '선거운동 투입 대비 득표 가능성'을 지수화해 등급(A~E)을 매기는 방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A등급 지역에 선거 캠페인 역량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기반으로 한 선거 전략을 대표하는 사례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역시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내에 빅데이터실 조직을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선거 전략'을 전문적으로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욱 원장 재임 당시(2020년 4월~2022년 9월) 연구원 내 빅데이터실이 신설돼 운영됐고 실제 선거 치르는 과정에서 적극 활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빅데이터실은 일시적으로 폐지됐다가 박수영 원장이 취임한 2023년에 다시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9월 프랑스 '앙마르슈' 전략을 차용한 청년 서포터즈를 꾸려 국내 최초 'Bottom Up(상향식)' 정책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150여명의 서포터즈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분석해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대한민국 진단 프로젝트였다.
당시 여연에 따르면 1차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시민 중 20대는 '취업'이, 30대는 '내집마련'이 가장 우려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여연은 이같은 응답이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공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해, 데이터를 기반한 민심 반영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또 국민의힘은 후보 경쟁력을 데이터로 분석하는 시스템도 시도해 왔다. 여연은 선거구·후보자별 정보를 토대로 자체 도출한 38개 지표를 적용하고, AI 딥러닝을 통해 선거구별 맞춤 전략을 제시하는 '후보자 경쟁력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상대 후보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쟁자 분석 기능'도 포함됐다. 18~21대 총선 결과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뒤 90%대의 높은 수준의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민간도 정치권의 노력에 발맞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데이터 플랫폼 'PUZZLE'을 통해 휴대폰의 기지국 접속 신호를 분석한 실시간 유동 인구 데이터를 제공한다. 장소·시간대·연령대별 활동 인구를 집계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50㎡ 피셀(pCell) 단위로 위치를 추정해 특정 지역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 별도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지역별 유동 인구 흐름과 혼잡도 지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pCell은 네트워크 신호로 가입자 위치를 수십 미터(m) 단위로 쪼개 기존 기지국 조사 방식보다 더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별 전략이나 정책 설계 과정에서 유동 인구 등 기지국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홍보의 양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지역의 의견을 먼저 듣고 이를 전략 설계에 반영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선거 전략으로는 'AI 에이전트'(Agent)를 활용해 유권자의 반응을 가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20대 서울 여성'처럼 특정 유권자 집단을 대표하는 AI 에이전트를 설정한 뒤, 동일한 이슈에 대한 대화의 흐름을 여러차례 반복해 생성되는 반응을 취합·분석하는 식이다. 오프라인 설문을 수집·가공하는 방식을 넘어 다수의 AI 에이전트 활용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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