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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유튜브 찍지 마"…김병주에 날아든 묵직한 샤우팅
장동혁의 '24시간 필버'…투쟁 의지 호평
與 '통일교 특검' 수용…개혁신당 화들짝


김병주(왼쪽)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찬성 토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주(왼쪽)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찬성 토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경기지사 도전' 김병주, 국힘과 충돌 '씬스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고?

-지난 23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통과를 반대하는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23시간째 이어가는 상황이었어. 불만스러운 표정의 김 의원이 대뜸 본회의장 연단 앞으로 나와 호통을 쳤어. 장 대표가 발언권을 독점해 다음 발언 순서인 자신이 '찬성 토론'을 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이유였어. 민주당과 범여권 정당들이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을 제출하면서 상정된 안건에 관한 토론은 24시간으로 제한됐거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이 장 대표 발언을 의도적으로 방해한다며 반발했지. 그러자 김 의원은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우기 위해 무의미한 발언을 이어간다', '당대표가 발언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는 것을 보니, 장 대표가 리더십이 부족하다'라는 취지로 비아냥거리기도 했어.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비판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김 의원 유튜브 갈무리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비판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김 의원 유튜브 갈무리

-최근 김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 간 충돌은 이뿐만이 아니었다면서?

-맞아. 김 의원은 지난 15일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비판할 목적으로 국민의힘이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어. 김 의원은 최고위원일 땐 주로 공개회의 등에서 국민의힘을 비판했는데, 직을 내려놓은 뒤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 '면전 비판'에 나서는 모습이다.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을까?

-표면적으론 국민의힘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건데, 김 의원의 이런 행보는 내년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게 시각이 있어.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김 의원이 강성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보는 거지.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본회의장에서 호통치는 김 의원을 향해 "유튜브 찍지 말고 들어가라"고 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돼. 최근 만난 한 정치권 인사는 "김 의원이 본회의장을 자기 어필 무대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더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반대 토론을 벌였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40분께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장 대표는 다음 날 오전 11시 43분께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이로써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남윤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반대 토론을 벌였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40분께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장 대표는 다음 날 오전 11시 43분께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이로써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남윤호 기자

◆흔들리던 리더십…'24시간 필버'로 정면 돌파 택한 장동혁

-앞서 잠깐 나온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

-장 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40분 필리버스터를 마쳤어. 제1야당 대표가 무제한 토론에 나선 건 헌정사상 처음이야. 수십 장의 연설문과 헌법학(성낙인),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미국의 민주주의 (알렉시스 드 토크빌), '자유헌정론'(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책을 감싸 들고 단상에 올라선 장 대표는 식사도 하지 않고 물만 마시며 최장 기록을 달성했어.

-장 대표가 직접 나서게 된 배경은 뭐야?

-사실 내란전담재판부법 필리버스터 주자로 다른 의원들이 예정돼 있었어. 그런데 장 대표가 첫 주자를 자처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해. 아무래도 내란재판부법은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는 법안이잖아. 때문에 판사 출신 당대표가 대여 투쟁 최전선에 서서 국민에게 자신들이 주장하는 위헌성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 12·3 비상계엄 1년을 계기로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며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던 당내 상황도 그의 결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 당과 대여투쟁을 향한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며 설득할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24시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후 김대식 의원과 포옹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24시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후 김대식 의원과 포옹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나름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20명씩 조를 짜서 교대로 본회의장을 지켰어. 지도부도 연단 아래에서 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어. 필리버스터가 끝난 뒤 장 대표를 향해 박수가 끊이지 않았어. 일부 의원은 장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더라. 대립각을 세워오던 당내 인사들도 그의 투쟁 의지를 높게 평가하는 걸 보면 장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타파할 발판을 마련한 건 분명해 보여. 다만 당이 처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어. 최근 만난 한 당직자는 "제1야당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한 것치고 더 크게 화제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당이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이 제안한 '통일교 특검법'을 수용했다. 사진은 개혁신당 이준석(왼쪽)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이 제안한 '통일교 특검법'을 수용했다. 사진은 개혁신당 이준석(왼쪽)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뉴시스

◆與 '통일교 특검' 수용…발언 전면 수정한 천하람

-민주당이 별안간 통일교 특검을 수용했어. 개혁신당도 예상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통상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미리 준비해. 보좌진들은 출입기자들에게 발언 전문을 미리 배포하기도 하고. 그런데 민주당이 돌연 특검을 수용하면서 개혁신당은 지난 22일 준비했던 '민주당 특검 수용 거부 맹비난' 발언을 전면 수정해야 했어. 사실상 대본을 갈아엎은 셈이야.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민주당이 갑자기 특검안을 수용해 이준석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워딩을 수정하게 됐다"고 전했어.

-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특검 수용 거부를 맹비난하는 모두발언이 쓸모없어진 게 기쁜 건 또 처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어. 이 대표는 웃음을 보이더라. 여야가 수사 범위와 특검 추천 주체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 특히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야.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고. 앞으로 여야가 쟁점을 좁힐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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