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주간政談<하>] 저격 당하고, 웃음보 터지고…양향자의 수난
양향자 웃음에 중단된 국힘 지도부 회의
국회 찾은 정원오…미묘한 자신감 드러나


국민의힘 양향자·김민수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국회 본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남윤호·남용희 기자
국민의힘 양향자·김민수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국회 본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남윤호·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국힘 천막 농성장서 일어난 기싸움 뒷이야기

-국민의힘 천막 농성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순간이 있었다며?

-맞아. 지난 15일 오전 국회 본청 앞 설치된 국민의힘 농성장 앞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어난 일이야. 안 그래도 갑작스럽게 추워진 겨울 날씨에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취재진 모두 오들오들 떨고 있었어. 그런데 회의 막바지에 김민수 최고위원의 돌발 발언으로 현장은 더 차갑게 식어버렸어.

-김 최고위원이 뭐라고 말했길래?

-김 최고위원은 마지막 발언자인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추가 발언 좀 드리겠다"며 마이크를 들었어. 갑작스러운 김 최고위원의 행동에 지도부와 취재진의 눈은 모두 그에게 쏠렸어. 김 최고위원은 딱딱하면서도 빠른 어투로 "양향자 최고위원의 여론조사 결과 분석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말했어. 답보 상태인 지지율을 지적하며 지도부의 강경 기조를 비판한 양 최고위원을 직격한 거야. 정부·여당의 실책을 공격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때 내부 공격을 하는 게 맞느냐는 게 김 최고위원 입장이야. 대본 없이 정면을 직시하며 말들을 쏟아내는 김 최고위원 모습은 다소 격양돼 보이기도 했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국회 본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민수 최고위원(왼쪽부터), 송언석 원내대표, 장 대표, 신동욱 최고위원, 양향자 최고위원. /남윤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국회 본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민수 최고위원(왼쪽부터), 송언석 원내대표, 장 대표, 신동욱 최고위원, 양향자 최고위원. /남윤호 기자

-양 최고위원 반응은 어땠어?

-김 최고위원 발언 내내 양 최고위원은 아무 표정 없이 앞만 직시하며 고개를 끄덕였어. 다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당혹스러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다리를 가만두지 못하더라고. 김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제 발언에 이의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토의를 진행해도 좋다"고 했지만 장동혁 대표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두 사람 간 설전은 그렇게 마무리됐어. 다른 지도부 인사들도 다 아무 표정 없이 자리를 뜨더라고.

-비공개회의에서도 두 사람 간 기싸움이 이어졌대?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의하면, 관련 이야기가 전혀 오가지 않았대.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모두 당황했던 건 사실 같아.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비공개회의에서 했어도 됐을 텐데'라는 식의 아쉬워하는 반응이 많았거든. 현장에 있던 한 의원은 <더팩트>에 "우리가 추운 날 천막 농성을 하며 여기서 회의를 연 이유는 정부·여당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그런 자리에서 양 최고위원의 비판 대상이 장동혁 대표와 당이 되니 당황스러웠다"면서도 "김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갈등만 노출됐다"고 지적했어.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업무보고'를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업무보고'를 "잡도리쇼"라고 발언한 뒤 웃음이 터져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 /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영상 갈무리

◆"이재명의 잡도리 쇼" 얘기하다 빵 터진 양향자

-이번엔 양 최고위원의 웃음보가 터져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잠깐 멈춰 섰다면서?

-지난 18일 양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부 부처 생중계 업무보고를 두고 "공공기관장 잡도리쇼"라고 비판하면서야. "이 대통령의 생방송 업무보고회, 이른바 '공공기관장 잡도리쇼'가 한창"이라고 운을 뗀 이후 갑작스럽게 '공백'이 생겼지. 본인이 말하고 본인이 '빵' 터졌기 때문이야.

-현장에서 취재하며 봤을 때 자신이 쓴 '잡도리'라는 표현에 웃음이 터진 것 같아. "원래…"라고 말하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숨기고 발언을 이어가려고 했어. 그는 연신 "죄송하다"며 다시 발언을 이어가려고 노력했지만, 발언 중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지. 이어 나가는 발언에서 양 최고위원의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웃음' 때문에 잠깐 멈춰서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1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웃음' 때문에 잠깐 멈춰서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1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배정한 기자

-지도부는 당황스러웠겠다.

-양 최고위원의 웃음이 처음 터졌을 당시엔 분위기가 싸했어. 당 지도부 중 한 명은 "쓰읍"이라면서 양 최고위원에게 눈치를 주더라. 하지만 양 최고위원은 계속 웃음을 참지 못하고, 몇 차례 시도에도 발언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어. 결국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고 결국 송언석 원내대표도 입을 가리고 웃더라. 촌극으로 마무리됐지.

-이후 회의는 어떻게 이어졌어?

-양 최고위원의 옆자리인 신동욱 최고위원이 물을 따라줬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비상사태가 발생해 제가 먼저 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어. 발언 순서를 바꿔 김 최고위원의 차례가 끝난 뒤 양 최고위원이 발언을 이어갔어. 양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업무보고'가 "공공기관이 즉석 퀴즈를 내고 못 맞히면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조롱하는 예능 프로로 변질됐다"고 비판했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면담 후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면담 후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국회 찾은 정원오…숨길 수 없던 지지율 1위 '자신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국회를 찾았다고?

-지난 18일이었어. 다름 아닌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였지. 이번 두 사람의 만남은 정 구청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거라고 해. 애초 두 사람의 만남 계획은 사전에 언론에 공지되지 않았고, 다소 갑작스럽게 알려졌어. 내년 6·3 지방선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내 공천 작업을 총괄하는 당대표와 유력 서울시장 후보의 만남인 만큼 당연히 언론 주목도도 컸지. 서울시장 출마가 확실시되는 정 구청장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데, 이날 정 대표 예방으로 사실상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느낌을 줬어.

-두 사람은 무슨 대화를 나눴어?

-면담을 마치고 나온 정 구청장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이야기를 정 대표와 나눴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어. 신중한 성향의 정 구청장이지만, 이제는 굳이 서울시장 도전 의지를 감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겠지. 정 구청장은 "먼 길을 가기 위한 채비"라고 이날 면담의 성격을 규정하기도 했는데, 사실상 '출마 선언 예고편' 같은 분위기도 흘렀어. 정 대표는 정 구청장에게 후보 간 비방전을 자제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긍정적 경선을 당부했다고 해.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 후 취재진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답하는 모습. /뉴시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 후 취재진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답하는 모습. /뉴시스

-정 구청장에게 미묘한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맞아. 원래 정 구청장은 중앙 정치권에서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지. 그래서 큰 정치 무대 경험도 다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에 비해 부족하고, '이슈 몰이'나 '언론 대응'에 약점을 보이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이야. 그런데 이날 국회를 찾은 정 구청장은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면담 종료 후 갑작스러울 수 있었던 취재진의 브리핑 요청에 흔쾌히 응했고, 3분 정도 진행된 짧은 질의응답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망설임 없이 했어. 브리핑을 마친 뒤 일일이 기자들과 인사할 때도 유머를 섞으면서 응대하는 등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어.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여.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