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연일 질책·칭찬 섞어 공직자 책임감 강조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으로 생중계 방식을 도입한 부처 업무보고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대통령은 시종일관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강조하며 확실하게 당근과 채찍을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 미흡한 부분은 강하게 질책하는 반면 모범사례는 콕 짚어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9일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검찰청 등 업무보고를 받으며 2주차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와 국가데이터처를 시작으로 19부, 5처, 18청, 7위원회를 포함한 22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진행 중이다. 특히 투명한 국정 운영이라는 취지로 역대 처음으로 전 과정을 국민에게 생중계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각종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 과정이 날 것 그대로 공개되면서 호평과 함께 논란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아울러 칭찬도, 질책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로서 책임감과 함께 정확한 보고를 연일 주문했다. 동시에 이 지점에서 미흡한 답변이나 업무수행에 대해서는 날 선 지적을 쏟아냈다.
그는 첫날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모두발언부터 "공직자의 태도, 역량, 충실함에 나라 운명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들은 5200만 국민의 삶을 손 안에 들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나라의 운명을, 개인의 인생을 통째로 좌지우지하는 그런 힘을 갖고 있다. 본인들이 잘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명백한 사실"이라고 책임감을 상기시켰다.
16일에는 "진짜 문제는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것"이라며 "모르는 걸 아는 척하게 되면 판단이 잘못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러, 고의로 속이기 위해서 하는 허위 보고는 공무원을 할 자격이 없다"며 "정말 엄중한 책임을 져야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대로 질책이 이어졌다.
12일에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외화 밀반출 검색에 관해 상세하게 캐물으면서 대답이 미덥지 않자 "자꾸 옆으로 새지 말고, 물어보는 걸 얘기하라", "말이 참 길다. 가능한지 안한지 묻는데 자꾸 옆으로 샌다", "(취임)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파악을 정확히 못하는 느낌"이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는 다원시스의 열차 납품 지연을 두고 "정부 기관들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민간 발주에 비해 과도한 선급금을 지급하고도 납품 지연이 발생한 상황과 함께 납품이 지연됐음에도 다시 추가 납품 계약을 맺은 점도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16일 구치소에 수감돼있거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마약사범에 대해 교육 현황을 질의하면서도 답답함을 드러냈다. 서국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의 답변이 명확치 않자 이 대통령은 "'주로'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 말라고 아까 말하지 않았나. 나눠서 하면 나눠서 하는 거고, 혼자 하면 혼자 하는 건데 주로 혼자 하는 게 어디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17일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두고 "변수가 많아서 될지 안될지,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 개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업에 수천억원을 투입할 생각이었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18일에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불참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 참석하지 않았다는 설명에 이 대통령은 "직무정지 중인가"라고 물었고, 그건 아니라는 대답에 "징계 중이니까 기분 나빠서 못 나오겠다는 건가요. 그냥 안나왔군요"라고 비꼬았다. 결국 보훈부 차관이 "지금 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신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이 나오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반대로 잘 한 일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7일 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는 "이번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애 많이 썼다"며 "산업부 장관이 민간에서 와서 그런지 새로운 마인드로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아주 열정적으로 일해주는 것 같다. 중기부도 마찬가지"라고 칭찬했다. 이어 "기대한 대로 민간의 역량이 공직사회에 상당히 큰 활력을 불러오는 것 같다. 특히 산업 분야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6일에는 업무보고에 앞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남 신안군 햇빛연금 제도를 언급하며 "담당 국장이 엄청 똑똑한 것 같다"며 "(중앙 부처에서) 데려다 쓰든지 하는 것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불이 났을때 별도 시스템을 만들어 민원처리를 했다고 하던데, 담당자가 누군가"라고 지목했다. 이어 식약처장이 담당자를 소개하자 이 대통령은 "아주 훌륭하게 잘 처리했다"며 "박수쳐달라"고 칭찬했다.
이 대통령이 평소 강조하는 신상필벌 원칙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직자들의 특별한 헌신과 성과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며 "각 부처는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들에게 그에 걸맞는 파격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hone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