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싸움은 오인" vs "李에 힘 싣는 것"…해석 '분분'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초반부터 친이재명(친명)계 후보들이 '뒷배'를 공공연히 과시하면서 '친명 대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친정청래(친청)계 후보들이 '나홀로 출마'에 나서는 데 비해, 친명계 후보들은 다른 친명 의원들의 공개 지지를 등에 업고 스스로가 '명심 적통'임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내 친청계 인사로 꼽히는 문정복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청래 지도부의 조직사무부총장을 맡아왔던 문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전날 직을 내려놨다. 문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되면 정청래 대표의 숙원인 '전당원 1인 1표제' 당헌 개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명실상부 '명청(이재명 대 정청래) 대리전'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평가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인사 중에선 강득구·이건태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친청계에선 문 의원과 이상윤 의원이 선거에 뛰어들었다.
보궐선거 판세 유불리를 가늠할 수 있는 '현역 의원 지지세'는 일단 친명계에 쏠리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 1기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고,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인 강득구 의원의 출마 선언 때는 20여 명의 의원들이 함께하며 힘을 실었다. 이들 중에는 이재명 대표 체제 일원이었던 권칠승·박성준 의원 등 친명계 인사 상당수가 포함됐다.

이건태 의원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 때는 지난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의 주인공이라는 세평을 얻었던 박찬대 의원이 자리해 이목을 끌었다.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수행실장을 지냈던 한준호 의원,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한 천준호 의원 등도 함께 했다. 친명계 원내·외 인사 최대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유동철 위원장의 출마 선언엔 김문수·이광희 의원 등 혁신회의 핵심 인사들도 참했다.
반면 문정복·이성윤 의원 등 친청계 인사들의 출마 선언 회견에서는 참석한 다른 의원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당내에서는 이번 보궐선거가 계파 싸움으로 비추지 않기 위해 친청계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일부러 많은 배석자를 두지 않고 출마 선언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계파 논리로 보궐선거를 바라보는 건 상황을 오인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이번 보궐선거가 '명청 대리전'으로 비화한 상황에서 적지 않은 의원들이 친명계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인사는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 집권 초기 정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특정 후보에 대한 의원들의) 공개 지지로 나타난 것 아니겠느냐"며 "정청래 대표가 친명이라 할지라도, 구도가 이렇게 (친명 대 친청으로) 잡혀버린 이상 친청계로 거론되는 인사들에게 힘이 실리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내다봤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앞서 전현희·김병주·한준호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치러지게 됐다. 후보 등록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중앙위원 50%와 권리당원 50%의 투표를 합산해 당선자를 결정한다. 선출된 최고위원은 내년 8월 전당대회까지 정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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