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만나 10분 차 마셔…이후 연락 안 해"
전재수 장관 사의와 달리 강경 대응 예고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통일교 연관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통일교 2인자'로 불리는 윤영호 전 본부장을 야인 시절 한 번 만나 10분간 차를 마신 게 전부라는 것. 정 장관은 같은 논란으로 사의를 표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달리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11일 '통일교 윤영호 씨 접촉에 관한 설명'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 2021년 9월 30일 오후 3시경 경기도 가평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윤 전 본부장과 처음 만났다. 고교 동창들과 강원도 여행 중 동행자의 제안으로 통일교 가평 본부를 방문한 것이었다.
당시 정 장관은 천정궁(통일교 본부) 커피숍에서 윤 전 본부장, 통일교 관계자 등 2명과 10분간 차를 마시며 통일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후 천정궁을 구경하던 일행과 합류해 차를 타고 전주로 귀향했고, 그 뒤로 윤 전 본부장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게 정 장관의 설명이다.
정 장관은 해당 입장문을 통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는 만난 적이 없고 일체 면식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는바, 이를 오래도록 긍지로 여겨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거 없는 낭설로 명예를 훼손한 일부 언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도 같은 날 "정 장관에 대해 '금품 수수 관련' 표현은 쓰지 말아달라"며 "이첩된 수사 자료에서 직접 확인하지 않고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인격 살인"이라고 밝혔다. 또 "장관 관련 의혹은 윤영호를 한 번 만난 것 외에 전혀 근거 없는 허위 낭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품수수 관련 보도를 한 뉴스토마토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전날 윤 전 본부장이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금품 수수 의혹 정치인으로 정 장관을 포함해 5명을 진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5명 중에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이름도 언급됐는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면서도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정 장관은 '허위 낭설'이라며 강하게 반박하며 거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이날 입장문 배포 후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서도 통일교 의혹은 허위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통일교 쪽에서 금품 제공 제안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없다"며 "저는 정치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 저는 그것을 저의 명예로 생각해 왔다"고 잘라 말했다.
정 장관은 당시 윤 전 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 총재를 만나자거나 통일교 민원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온 적 없다고 밝혔다. 또 통일교 측에서 정 장관에게 만나자는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윤영호 씨를 만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은 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할 예정"이라며 "사의는 절차에 따라 처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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