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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원오 칭찬'에 與 서울시장 교통정리 끝?
與 후보들, 확대 해석 경계하며 미묘한 긴장감
자신감 드러낸 정원오에 '공개 견제' 나서기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 칭찬'을 받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30일 이재명 대표와 정원오 성동구청장. /이새롬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 칭찬'을 받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30일 이재명 대표와 정원오 성동구청장.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김시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 칭찬'을 받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본선 후보 선출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겉으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판세 반전을 노린 물밑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성동구가 주민 대상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0%가 넘는 긍정 평가를 받았다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정 구청장이 일을 잘하긴 잘하나 보다.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내년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이례적으로 '특정 인물'을 언급해 띄운 것이다.

현재까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쳤거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인사는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김영배 의원,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 정 구청장 등 최소 7~8명이다. 이들 중 누가 차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 거론되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겨루어 경쟁력을 보여줄지에 대해선 여권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정원오 공개 부각'은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통령이 직접 여당 차기 서울시장 후보를 점찍은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야권에서도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민주당을 겨냥한 노골적 '공천 가이드라인'(정이한 개혁신당 대변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구청장은 3연임 제한으로 내년 성동구청장 선거에는 출마가 불가능하다. 이에 서울시장 출마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으나, 그동안 중앙 정치에서 인지도가 생소하던 터라 초반엔 '탑독'(우위자)으로까지는 평가받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구정 성과가 여론과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몸값이 뛰었고,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선 여권 내 지지율 1~2위를 오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내 견제도 심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내년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유력시되는 인사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서영교 의원,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박주민 의원, 박홍근 의원. /뉴시스
내년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유력시되는 인사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서영교 의원,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박주민 의원, 박홍근 의원. /뉴시스

일찌감치 서울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박홍근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만 염두에 두고 (정 구청장을 칭찬하고)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평소 스타일로 보면 그렇다"면서도 "솔직히 의아스럽기도 하고 당혹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가 확실시되는 서영교 의원은 정 구청장 공개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서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자신을 칭찬하는 영상을 올리며 "이 대통령의 서영교 칭찬, 서울시장은 서영교"라고 적었다.

일부 후보 측은 정 구청장의 '큰 무대 경험' 부족을 향후 잠재적 약점으로 보고 있다. 내년 3월 말~4월 초로 예상되는 당내 경선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그 사이 변수 발생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A인사 측 관계자는 <더팩트>에 "'바람'이 불어 지지율 1위로 올라섰으면 그 지지율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그 정치인의 능력"이라면서 "지금은 정원오의 시간이다. 그런데 (미디어 노출 등의)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좋은 조건을 잘 살리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B인사 측도 "대통령이 그렇게 띄워준 이후 인지도가 많이 올라서, (정 구청장은) 좀 신경쓰이는 후보"라면서도 "시간이 아직 있다. 우리 페이스대로 가면 된다"고 했다. C인사 측도 "큰 선거는 변수 통제가 중요한데, 그런 경험은 우리가 훨씬 많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D인사 측은 "정 구청장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서울에서는 부동산이 핵심이니 우리는 부동산 문제에 집중하고, 연장선에서 GTX 등 교통 정책도 강하게 제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xo9568@tf.co.kr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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