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판장·기자회견 등 집단행동 예고
"당 지도부, 의원 목소리 따라야"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12·3 비상계엄 1년 대국민 사과를 두고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도부가 사과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집단행동까지 예고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계엄 1주년 사과' 메시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 지도부의 사과와 별개로, 당 지도부가 메시지를 내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지도부 차원의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연판장 또는 기자회견을 통한 집단행동 예고까지 나왔다. 초선 김재섭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당내 분위기는 '사과해야 한다'는 분들이 더 많다"라며 "저 나름의 사과를 해야 될 것 같다. 저랑 같이 메시지를 낼 의원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연판장과 기자회견 등)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내겠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지난날의 성찰이 주요 내용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20여 명 의원이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는데,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사과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개별 의원끼리 사과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름을 안 올리는 분이 있더라도 '당이 분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우려하는 거지 사과를 반대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3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계엄 사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당 지도부가 느낄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107명 국민의힘 의원이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보는 게 더 맞다"라며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목소리를 당연히 따라야 한다. 지도부만의 판단으로 가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한 의원도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현재 스탠스는 국민의 생각과 분명 다르다"라며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게 맞다"라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일부 지자체장의 사과 요구도 나온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당내 일각에서 '사과를 몇 번이나 하는 것이냐'는 반론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5번 하면 어떻고, 100번 하면 어떻나. 국민의힘의 진심과 진정성이 국민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진심을 담은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점차 높아지는 압박에도 당 지도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미 사과했다' '사과해서 이길 수 없다' 등 정반대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의원들의 입장을 취합하며 숙고 중인 당 지도부는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구속 여부를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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