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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되는 게 없는데"…송언석의 이유 있는 불만 표출
출처불명 '대국민 담화문' 촌극…"허위 글"
정청래 예방한 조국…팽팽한 긴장감 흘러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국정조사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한 뒤 자리에 앉는 모습. 왼쪽부터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우 의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배정한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국정조사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한 뒤 자리에 앉는 모습. 왼쪽부터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우 의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더 소란스럽다. 여야가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 처리와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국정조사 등 현안을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책임 있는 태도보다는 상대를 탓하는 데 익숙한 모습이다. 범여권 대표도 공개 석상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당 안도 시끄럽다. 민주당에서 '당원 1인 1표제' 도입을 두고 잡음이 새어 나왔고, 국민의힘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후보자 경선 룰을 놓고 내부 반발이 터져 나왔다. 각자도생의 정치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정치권이 어수선한 탓일까. 이재명 대통령 명의의 '허위 담화문'이 유포되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출처 불명의 '대국민 담화문'이 확산하자, 대통령실은 허위 담화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출처 불명의 '대국민 담화문'이 확산하자, 대통령실은 허위 담화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허위 담화문에 '화들짝'…즉각 대응한 대통령실

-최근 대국민 담화문이라는 제목의 출처를 알 수 없는 글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됐어. 대통령실도 빠르게 대응했더라.

-맞아. 27일 그런 글이 각종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율을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등 언뜻 보면 진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같은 형식이었어.

-대통령실은 즉각 반박 입장을 내놨어. 명백한 허위 담화문이라고 일축했어. 그러면서 대통령 명의를 도용한 허위 조작 정보의 유포는 매우 심각한 범죄에 해당하고, 이번 허위 담화문 유포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어.

-사실 이번처럼 출처도 알 수 없는 글 하나에 대통령실이 입장 표명을 한 것은 이례적이야. 앞서 윤석열 정부부터 기사 외에 유명 유튜브 콘텐츠 내용에 대해서도 간간이 입장이 나오기는 했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대통령실의 대응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이해됐지. 하지만 이런 소위 '지라시' 수준의 글에 반응한 건 처음이야.

-그만큼 관심도도 높고 시장에 영향도 큰 사안이기 때문인 것 같아. 게다가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추가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이 들썩이기도 했어.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기 전에는 기획재정부가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추가 과세를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어.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대통령실의 기조도 드러났다는 평도 나와. 이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 "언론의 왜곡·허위 정보에는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어.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김병기(왼쪽) 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한 뒤 자리로 이동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김병기(왼쪽) 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한 뒤 자리로 이동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화기애애' 의장실…송언석 들어오자 '급랭'된 까닭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을 앞두고 회담장이었던 국회의장실 분위기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면서?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벌어진 일이야.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할 안건을 협의하기 위해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대표단을 불러 회동을 했어. 또 최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관련 국정조사 추진 협상 같은, 여야로선 첨예한 현안이 많았기 때문에 관련 논의도 이번 회동에서 이뤄졌어.

-앞선 일정이 지연된 탓에 여야 원내대표단의 참석이 늦어지자 우 의장이 나섰어. 취재진을 상대로 의장실 한쪽에 걸려 있던 '고래귀 액자'에 대해 설명해 줬어. "지인이 '민심을 잘 듣는 국회가 돼라'고 (선물로) 주셨다"라고. 고래귀를 처음 본 기자들은 당연히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지. 우 의장도 "사실 나도 처음 봤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니까. 담소가 채워진 의장실 분위기는 꽤 좋았어.

우 의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거부하는 송언 원내대표에게 참여를 권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우 의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거부하는 송언 원내대표에게 참여를 권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그런데 왜 갑자기 의장실 분위기가 얼어붙은 거야?

-의장실 분위기를 차갑게 만든 인물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였어. 우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이 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게 관행이야. 그런데 송 원내대표가 기념 촬영을 위해 일어서 있는 의장과 여당 원내대표단을 뒤로하고 대뜸 자리에 앉아버렸어. 우 의장이 거듭 기념 촬영을 권유해도 송 원내대표는 "되는 것도 없는데 뭘 자꾸 사진만 찍느냐"며 역정을 냈어. 그래도 "국민들 보는 데서 그래도.."라는 우 의장의 거듭된 권유에 못 이겨 결국 기념 촬영을 같이하기는 했어.

-송 원내대표는 왜 그런 거야?

-국회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쟁점 법안 등을 계속해 단독으로 처리하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보여.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의 요구사항은 민주당에서 거의 수용하지 않으니, 송 원내대표로선 기분이 많이 상했던 것 같아. 또 국민의힘은 민주당 출신인 우 의장이 본회의 운영 등을 편파적으로 한다고 지적하는데, 이에 대한 불만도 섞인 것으로 보여. 기념 촬영만 같이했지, 여야 원내대표들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사실상 '설전'을 벌이기도 했어. '협치'가 복원된 국회는 아직 요원해 보여.

정청래(왼쪽) 민주당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정청래(왼쪽) 민주당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혁신당 그 누구도 저에게 정치개혁과 관련해 전화하거나 만나서 이야기한 적 없었지만 그럼에도 저에 대해 부정적인 인터뷰를 한 혁신당 의원이 있었다"며 "굉장히 유감스럽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남윤호 기자

◆조국·정청래 기싸움, 대변인단까지 번진 신경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는데, 분위기가 꽤 팽팽했다며?

-응. 취재기자들 사이에서도 "묘하게 공기가 달랐다"는 말이 나왔어. 특히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과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이 예방 현장에 피켓을 들고 등장한 게 눈에 띄었지. 피켓에는 지난 2월과 4월, 이재명 당대표·박찬대 원내대표 체제에서 작성된 '원탁선언문' 내용이 담겨 있었어. 민주당과 진보개혁 4당(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지난 4월 야 5당 원탁회의를 통해 △대선 직후 교섭단체 요건 완화 △대선 직후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합의한 바 있고.

-조 대표는 "합의 이후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면서 "바쁘시겠지만 늦지 않은 시점에 (정 대표가) 운전대를 손수 잡아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지.

-정 대표 표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며?

-응. 정 대표는 조 대표 면전에서 "유감"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어. 그는 "혁신당 그 누구도 저에게 정치개혁과 관련해 전화하거나 만나서 이야기한 적 없었지만 그럼에도 저에 대해 부정적인 인터뷰를 한 혁신당 의원이 있었다"며 "굉장히 유감스럽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지. 이어 "(정치개혁 약속은) 제가 재임할 때가 아닌 시기에 이뤄진 것이지만 지금은 제가 당 대표자"라며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고.

조 대표는 정 대표를 향해
조 대표는 정 대표를 향해 "합의 이후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면서 "바쁘시겠지만 늦지 않은 시점에 (정 대표가) 운전대를 손수 잡아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이 '원탁선언문'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백브리핑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고?

-응. 박병언 대변인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예방 관련 백브리핑을 진행했는데, 박 대변인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말하겠다"고 하자 박 수석 대변인이 "저희 당 백브리핑도 해야 하니 이 정도까지만 하시죠"라며 조정에 나섰어. 이후 박 대변인은 민주당 당대표실 앞 의자에서 대기했고, 민주당 측 브리핑이 약 20여 분간 이어진 뒤에야 다시 입을 열 수 있었지. 박 대변인은 가방에서 피켓을 다시 꺼내 들고 브리핑을 재개했고.

-정치권 반응은 어땠어?

-혁신당의 정치력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어. 상견례 자리에 굳이 피켓까지 들고나와 '약속을 지켜라'는 식으로 압박하는 모양새가 과연 옳았느냐는 지적이 나온 거지.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치적인 자리에 와서 상대에 부담 주는 이런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며 "혁신당이 너무 미숙한 거 아니냐는 느낌이 확 들었다"고 평가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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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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