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에 무게 두지만…발부 가능성도 고려해야
대장동 국조 압박하며 당분간 수위 조절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는 다음 주 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계엄 1년과 그 시기가 맞물리면서 남은 일주일 동안 당의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무효 2표)로 가결 처리했다. 추 의원 본인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전체는 표결에 불참했다.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주 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란 특검팀은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3일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추 의원이 의도적으로 당 의원총회 장소를 세 차례 바꿨다고 보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추 의원은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 전 신상발언을 통해 "특검은 대규모 수사 인력을 반년 가까이 동원했지만,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며 "무엇보다 저는 계엄 당일 우리 당 국회의원 그 누구에게도 계엄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하거나 유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항의 차원에서 표결 전 본회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대여투쟁 수위를 한층 높였다. 장동혁 대표는 "우리가 본회의장에서 본 모습은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인민재판장이었다"라며 "오늘 (민주당 의원들이 누른) 찬성 버튼은 정권의 조기 종식 버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민주당을 겨냥해 "구속 영장이 인용되면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갈 것이고, 영장이 기각된다면 사법부마저도 내란 세력이라고 몰아붙일 것"이라며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천벌을 받을 짓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역사의 순리를 거스르는 민주당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당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영장은 기각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민주당의 '내란 정당' 몰이에 맞서 역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날 당 지도부 비공개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내란몰이가 상당 부분 허구란 것이 알려질 것이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중요한 전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이 계엄 1년과 겹치면서 그 반대의 경우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추 의원이 구속된다면 이는 의원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당 전체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엄 당일 추 의원과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던 의원들에 대한 수사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민주당의 위헌정당 해산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추 의원 영장실질심사 전까지 대여투쟁 모드를 이어가면서도 당분간 그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국정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기 때문에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며 "부당한 영장을 국민에게 알리는 데도 초점을 맞추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계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이날 열린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는 여러 루트를 통해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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