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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부터 론스타까지…존재감 키우는 한동훈
'보수 스피커' '칼잡이' 자처…대여 투쟁 전면에
지선 출마 가능성…주류 견제는 부정 요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론스타 소송 승소와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을 고리로 대여 투쟁의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사진은 한 전 대표가 지난 4월 10일 국회에서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론스타 소송 승소와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을 고리로 대여 투쟁의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사진은 한 전 대표가 지난 4월 10일 국회에서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민주당과 민주당 관련자들은 론스타 취소소송에 대해 '한동훈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비아냥댔다. '희망고문'이고 '역사와 국민 앞에 죄인'될 거라 악담했다. 그랬던 민주당은 황당한 자화자찬 대신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직접 브리핑했던 김민석 총리는 속보이게 숟가락 얹지 말고 대표로 사과하시라."

'원외 인사' 한동훈 전 대표가 작심한 듯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한국 정부가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사건에서 승소를 거둔 걸 두고서다. 이 결과로 한국 정부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한 비상금 원금과 이자 약 4000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피하게 된 것이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절반 이상을 1조4000억원에 사들인 뒤 2012년 하나금융에 매각해 4조700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늦춰 손해를 봤다며 같은 해 약 6조 원을 배상하라는 ISDS 소송을 제기했다. 중재 판정부는 중재 제기 10년 만인 2022년 8월 론스타 측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한국 정부에 2억1650만 달러(약 2761억 원)과 이자를 배상하라는 판결에 대해 "법리적으로 잘못된 판정을 제대로 바로잡겠다"며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하나금융 매각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 사법 리스크로 인해 론스타의 협상력이 떨어진 결과 매각 가격이 떨어진 것일 뿐 당시 정부가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민주당의 생각은 달랐다. 윤석열 정부가 판정 불복 절차를 개시하자 한국 정부가 승소할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하며 반대했다. 전날 ISDS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이후 한 전 대표가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다. 그는 하루 동안 SNS에 "론스타 소송 대한민국 승소!"라고 글을 포함해 과거 언론 보도와 최근 인터뷰 등 관련 글을 11개나 게시했다.

'원외 인사' 한동훈 전 대표가 작심한 듯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보수 스피커 역할을 자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 정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헌우 기자
'원외 인사' 한동훈 전 대표가 작심한 듯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보수 스피커 역할을 자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 정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헌우 기자

이런 메시지에는 분명한 의도가 담겼다. 이재명 정부의 공적 가로채기와 민주당의 반사이익을 경계하는 의사가 드러나 있다. 사실 론스타 소송 승소 건은 여당에 대한 투쟁의 연장선이다. 12·3 비상계엄을 반대해 사실상 당에서 축출됐다고 평가받는 한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선도적으로 공론화했고, 현재 정가의 외곽에서 중심으로 다시 돌아온 상황이다.

특히 한 전 대표의 행보는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선을 긋지 못하면서 보수 결집은커녕 중도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행보와 대비된다. 한 전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여권의 법무부 장관 출신 민주당 추미애·박범계 의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과 신경전을 벌이며 '칼잡이'를 자처하고 있다.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보수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 정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번 '별의 순간'을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전 대표는 1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미리 선언하고 규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전 대표는 사실상 정치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켠 모습이다. 벌써 당내에선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올라와 여론을 조작했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 재소환되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덮고 넘어갔었을 때는 되레 당내 분열을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측면은 향후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그를 향한 당내 주류의 견제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긍정적인 측면은 론스타 소송 승소와 대장동 사건은 한 전 대표의 동력이 되고 있는 점이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어떨까. 결과적으로 과거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비아냥이 틀리게 된 것과 같을지 두고 볼 일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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