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일각서 장외투쟁론…효과 의구심에 미온적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 불붙은 조국·한동훈…'앙숙 정치' 시즌2?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또다시 정면충돌했다면서?
-응. 두 사람, 정치권에선 꽤 오래된 '앙숙'이잖아. 악연의 시작은 2019년. 조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에 내정됐을 당시 시작된 이른바 '조국 사태' 수사 때 한 전 대표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거든. 혁신당에서는 한 전 대표가 사실상 '조국 사냥'을 총괄했던 장본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
-이번엔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가 도화선이 됐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자 한 전 대표가 "검찰이 자살했다"고 비판했거든. 이에 조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검찰은 11월 8일이 아니라 윤석열·한동훈이 이끄는 정치검사들이 정치권력을 잡으려 검찰권을 오남용했을 때 이미 죽었다"고 받아쳤어. 한 전 대표를 겨냥해 "그 입 다물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썼고.
-이후엔 법리 논쟁으로 번졌다며?
-맞아. 조 전 위원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남시가 4900억 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예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정치인이 된 후 법학 교수 출신 티를 안 내려고 하는데 이번 건은 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의 피해자는 국가가 아니라 성남시(정확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라고 주장했어. 성남시가 민사소송을 못 할 경우에만 국가 차원의 몰수·추징이 가능하다는 취지였지.

-그런데 한 전 대표는 조 전 위원장의 해석 자체가 틀렸다고 반박했다며?
-응. 한 전 대표는 "조국이 자기 입으로 전직 교수 티를 내겠다고 오글거리는 허세 부렸던데 의도와 다르게 무식한 티만 난다"고 지적했어. 그러면서 "모르면서 대충 우기는 걸로 교수 때부터 지금까지 도대체 몇십 년을 버티는 건가"라며 "피해자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더라도'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반박했지.
-그런데 이 공방 단순한 신경전은 아닌 것 같아.
-그럴 가능성이 커. 조 전 위원장도, 한 전 대표도 내년 6·3 지방선거나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거란 얘기가 계속 돌고 있잖아.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고. 이번 설전이 향후 선거판에서 두 사람이 어떤 프레임과 메시지로 맞설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미리보기'인 셈이야.

◆국회의장에 인사 안 했다고…여야 '목청 대회' 전락한 본회의장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가 특히 소란스러웠다고?
-맞아. 여야가 애초 이번 본회의를 비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연 만큼 무난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 발단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이었어. 소관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는 담당 국무위원이 국회에 출석해야 하거든. 하지만 김 장관이 다수의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법률안 처리가 예정됐던 이날 본회의에 사전 일정을 이유로 나오지 않은 거야.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무시"라며 반발했어.
-본회의장에서의 소동, 달리 새삼스럽지는 않은데?
-여기서 끝이 아니야. 야당은 화살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돌렸어. 국무위원이 본회의에 불참하게 될 경우 의장이 양당 원내대표 교섭단체의 동의를 얻어서 불참 또는 대참을 승인해 줘야 하는데, 우 의장이 이 절차를 무시했다는 거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위해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갈 때 의장에게 목례하는 '관례'를 무시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어.

-우 의장도 곽 의원이 거슬렸는지 "인사 안 하고 올라갑니까"라고 물었거든? 여기서 곽 의원이 김 장관 불출석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것을 무시하고 국회 권위를 살리겠다는 의장에 대해 인사할 수가 없다"고 맞받아쳤어. 그러자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인사해"라고 고성을 지르더라. 곽 의원이 무시하고 발언을 이어가자 "내려와"라고 소리쳤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곽 의원을 두둔하는 목소리까지 합쳐져서 본회의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돼버렸어.
-여야 협치의 상징이었던 국회 관례가 깨지는 게 너무 당연시되고 있는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지기 시작한 21대 국회에서부터 국회의 '암묵적 룰'이 깨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건 사실이야. △민주당의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독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을 찬반 투표로 무산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지. 이러다가 여야 간 오랜 관례였던 '예산안 합의 처리'마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이재명은 재앙"…野 총공세에도 '장외투쟁' 망설이는 이유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맞아.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재판 항소 포기' 총공세 과정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입에서 '탄핵'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어.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이야. 장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모든 것은 이재명 때문이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어. 대통령 직함은 생략한 채 공세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더니 12일 국회 본청 앞에서는 "이재명의 존재 자체가 재앙"이라고 외쳤어.
-장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만큼 논란도 뒤따르는 것 같더라.
-맞아. 장 대표는 같은 날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는데,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감싸는 게 맞느냐는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어. 그러나 장 대표는 해당 발언이 즉흥적인 게 아니라 계획된 것이었단 입장이야. 13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봐가면서 한 전략적인 발언이었다고 해명했거든. 장 대표는 당 단일대오도 강조했다고 해. 자신의 행보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테니 비판만 하지 말고 믿어달라는 취지 같아.

-장외 투쟁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응. 일부 의원들이 지난 1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외투쟁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해. 하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지난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서울까지 두 번에 걸쳐 장외 투쟁을 벌였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거야. 당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당분간 장외집회는 없을 것 같다"라며 "특히 장 대표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어. 장외집회를 하려면 검찰의 항소 포기 직후 바로 해야 했는데 이미 그 시기를 놓쳤다는 생각도 큰 것 같아.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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