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타결 뒤 3달째 이견 노출 반복…장기화 가능성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한미 양국이 관세 및 안보 협상 마무리 과정에서 핵추진잠수함이라는 쟁점을 두고 추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도장'을 찍기 직전에 또다시 변수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의 시간이 길어지는 형국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9일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 세부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안보 분야까지 포함한 합의 내용을 담은 조인트팩트시트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 시점이 계속 미뤄지는 모습이다.
발표 당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조인트팩트시트는 하루이틀, 2~3일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예고했다. 이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이견이 크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막판 조율 과정에서 다시 변수가 불거졌다.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요청한 핵추진잠수함을 두고 미국 측에서 제동을 걸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 "(조인트팩트시트가) 당초 지난주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미국 내 정부 각 부처에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문제가 대두되면서 조율에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양국의 이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제안 수용을 언급한 당시부터 조짐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날 트루스소셜에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 사실과 함께 "한국이 바로 이곳,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잠수함과 소형원자로는 국내에서 만들고, 핵 연료만 미국에서 공급받겠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과는 다른 설명이었다.

지난 7월 말 관세협상 타결 이후 세부내용 조율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이견이 불거지거나 새로운 변수가 발생해 다시 최종 합의가 지연되는 패턴이 석 달 넘게 이어지며 반복되는 셈이다. 핵추진잠수함에 앞서서는 반도체 관세 인하 등 통상 분야 이슈에서 양 측 설명이 엇갈린 사례가 있었다.
지난 워싱턴 정상회담 뒤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SNS에서 "한국은 자기 시장을 100% 완전히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번 합의에 반도체 관세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시장'이 농축산물 분야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렇게 합의가 계속 지연되면서 관련 업계의 피해가 누적되는 동시에 불확실성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핵추진잠수함 조율 과정에서, 또는 그 이후에도 또다른 변수가 불거져 협상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흐름이다. 실제로 핵추진잠수함 논의도 양측이 세부 문안을 조율하는 단계조차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7일 기자들을 만나 현재 협상에서 안보 분야 쟁점에 대해 "협의 내용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있지는 않다"며 "(서로) 이슈를 확인한 정도지 표현을 놓고 주고받고 하는 단계까지 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추후 전망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의 어느 순간에는 다시 거의 (합의가) 완결 상태였다. 그 시점에서는 낙관적인 예측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잘 되면 지금부터 언제든지 될지도 모르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