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대표로서 존재감 부각
다만 소수 야당 한계 확인했단 평가도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으로 제1야당의 대표로서 자신만의 '정치적 공간'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장 대표는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 이후 이 대통령과 단독으로 30분간 회동을 가졌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특검 수사 과정 중 발생한 여당의 인권 침해적 활동 지적 △정치보복 수사 중단 요청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대법관 증원 등 사법 파괴 시도 우려 △국민적 합의 없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검찰 해체 시도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동을 두고 "할 말 다하고 왔다"며 장 대표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소수 야당 대표로서 국민의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제를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제안한 분량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오자는 기조 아래 메시지를 고심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 대통령의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라며 "이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충분히 정치적 협치가 복원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치 복원'와 '민생'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여야 대표가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가칭) 구성이 장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회동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경제협의체는 장 대표가 제안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통령이 적극 확답하고 수용해 성사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장 대표가 이번 회동을 통해 야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나름의 성과를 이뤘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평가다. 먼저 전당대회 기간 쌓아온 '강성 보수' 이미지로 협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유연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실제로 비공개 단독 회동 이전 진행된 여야 지도부 공개 회동에서 애초 예상한 '강경 모드'가 아닌 '온건 모드'를 보였다. 그는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다.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 악수에 응해주셔서 감사한다"고 농담 섞인 인사말을 시작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에게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대표적 반탄(탄핵 반대)파로 강성 이미지를 가진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이끌어내면서 협치가 가능한 인물이라는 상징 자본을 갖게 됐다"라며 "찬탄(탄핵 찬성)·개혁파 등 자신과 반대되는 이들도 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 외에도 중도까지 담을 수 있는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소수 야당 대표로서의 한계만 확인했다는 의견도 있다. 장 대표는 특검법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야당 입장에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했을 때 관철돼야 성과로 인정되지만, 쟁점 현안을 두고 여전히 이견이 커 협치로 이어질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
김 평론가는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이 대통령의 협치 노력만 돋보이게 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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