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강경 노선'에 출구전략 마련 고심
與 '사과 없는 악수 없다' 기조 유지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동 추진을 지시하며 협치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사과 없이 악수는 없다'는 기조를 굳건히 유지하며 국민의힘과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8일 미국 순방을 마친 직후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해외 순방 성과 공유를 고리로 여야 협치의 물꼬를 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이 대통령의 구상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강경 노선에도 출구를 마련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그러나 정청래 지도부는 회동 추진에는 호응하면서도 '사과 없이 악수는 없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박지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민생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며 "민생 파탄의 주범인 불법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야말로 국민의 삶을 논할 첫 의제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도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 "나를 죽이려 한 자들에게 사과 한마디도 받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서로 웃으면서 대화하라고 강요하는 언론이 있다. 내란 세력에게 왜 그리 너그러운가"라며 사과 없는 협치에 선 긋기를 분명히 했다. 전날 민주당 워크숍에서도 국민의힘을 '도로윤석열당', '도로내란당'으로 규정하며 "헌법 수호 세력과 헌법 파괴 세력 간 전선이 다시금 형성된 것을 직시하고 긴장감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막말 공방까지 불붙으며 여야 갈등이 한층 격화됐다.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이 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한 입장을 물은 정 대표의 공개 질의에 '빵 터졌다'고 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사이코패스"라고 맞받으면서다.
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서 "기회가 되면 여야 대표가 당연히 볼 수 있다"면서도 "장 대표가 정 대표 질문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빵 터졌다'고 한 것은 너무 비상식적"이라며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에서는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로 내정된 것을 두고도 맹공을 퍼부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워크숍에서 "법치주의를 파괴한 인물이 법사위에 온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나 의원은 곧 있을 내란 특검 수사와 (패스트트랙 사건) 재판부터 받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주진우 의원을 향해서도 공세 전선을 넓히며 "주 의원도 채 해병 특검의 수사 대상인 만큼 법사위에서 빨리 나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고리로 내란특별재판부(내란특판) 신속 설치를 의결하는 등 내란 종식을 위한 대야 공세에 고삐를 죘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원내지도부와 상의하지 않고 의결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박찬대 의원이 지난달 내란특별법을 발의한 만큼 이 법안에 보완을 더해 통과시키자는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날 <더팩트>에 "지금도 내란 세력이 획책하는 상황에서 '싸우겠다'는 당의 기조는 백번 옳다고 생각한다"며 "겉으로라도 야당과 협치하는 척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건 그냥 잠시 봉합일 뿐 진정한 협치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취임 후 사과를 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극우화도 아닌 그냥 '극우'가 된 세력과 협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 대표가 통합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내란과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대표의 강경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만간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직접 협치 공간을 열어준 만큼 정 대표도 판을 깰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 대표로서도 언제까지 강경 노선만 유지할 수는 없는 만큼 결국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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