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지만
현실화 가능성 작아
친한계조차 "0%에 가까워" 선 그어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체제'가 시작되자마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탄(탄핵 반대)와 찬탄(탄핵 찬성)간 기싸움이 심화하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의견을 통일하지 못하고 찬탄파가 대거 당을 이탈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당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윤어게인' 세력을 지지 기반으로 당선된 만큼 당은 강성 보수 목소리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당 지도부와 찬탄파 사이 갈등이 본격화했다.
장 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찬탄·친한(친한동훈)계를 직격한 발언이 나왔다. 반탄 성향의 김민수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을 겨냥해 조사와 당무감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해 11월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으로 최고조에 달한 계파갈등 겪은 바 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당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게시자 색출이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시급한 것은 내부를 향한 총격, 해당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의 소속이면서도 계파 정치를 위해 당을 무지성으로 비판하고 있는 패널들에 대한 해당 행위에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방송·인터뷰 등에서 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주로 찬탄·친한계 인사들로, 사실상 이들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반대로 찬탄파이자 당대표 후보였던 조경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을 통합해 내고 잘못을 걸러내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집단의 의사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으로 다수의 의견은 옳고 그름 상관없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참혹하고 불행한 선례를 남겼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서 국민의힘 분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당 지도부가 찬탄·친한계를 배제하는 강도가 높아져 이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미 계엄과 탄핵 국면을 지나 대통령 선거·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심리적 분당 상태에 들어간 상황인 측면도 있다.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설까지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치는 인물 중심으로 돌아간다. 대선 후보급의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혁신 보수 연대를 만들 수 있다"라며 "장동혁 체제에서 출마 지위를 가질 수 없다면 이를 위해서라도 친한계는 당을 나가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당이 갈라지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양측 모두 분당했을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친한계 의원 대부분 초선 또는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정치적 기반이 약하고, 인적·물적 자원에 한계가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의 분당 사례를 고려했을 때도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분당 또는 창당에 대해 한 번도 이야기 나눈 적 없다. 현재로선 0%에 가깝다"라며 "당을 혁신하고 변화를 이끌겠다는 한 전 대표와 우리가 나간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우리가 왜 나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장 대표로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쪼개지는 것은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또 20여 명 남짓한 친한계 의원이 당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부담이다.
그래서인지 장 대표의 입장에서도 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장 대표는 줄곧 강조해 온 단일대오 이탈자에 대한 결단보다는 대여 투쟁에 방점을 뒀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미래로 나아가면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을 견제하기 바쁜 시간이다. 과거를 논할 시간이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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