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노선' 또는 '실리 노선' 갈림길
정청래 변화 기대감도…협치 가능성 열려 있어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결선에 오른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 중 최종 승자가 25일 정해진다. 둘 중 누가 제1야당의 새로운 당대표가 되든 브레이크 없이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1순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여당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주목받는 건 소수 야당으로서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과 여론전 외 뚜렷한 대응 전략이 전무한 가운데 107석을 보유한 야당 대표로서 거대 여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1야당의 새 지도부는 여야 대립 구도를 선명히 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최우선으로 하는 '강경 노선'과 불가피한 부분은 수용하되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만 대치하는 '실리 노선' 사이 갈림길에 있다.
현재까진 강경 노선만 고수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25일 통과한 상법 2차 개정을 비롯해 앞서 노란봉투법,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모두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경제내란법 강행 처리 민주당은 각성하라' '협치파괴 독재입법 국민경제 파괴된다'는 피켓을 들며 맞섰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맞서 투쟁 강도를 높인 것이다.
특히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정 대표는 그동안 냉랭한 관계를 이어왔다. 송 위원장은 정 대표와 15일과 18일, 두 차례 공식 석상에서 만났지만, 악수를 비롯해 눈인사 등 의례적인 인사를 하지 않았다. '먼저 손 내밀 생각 없냐'는 지난 19일 취재진의 질문에도 "정 대표가 스스로 집권 여당 대표라는 사실은 인식할 때 웃으며 인사를 청해올 것"이라며 에둘러 거절 의사를 표했다.

정 대표도 취임 직후부터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사실상 '야당과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그는 국민의힘과의 협치보다는 '내란 척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과 관련한 사과와 반성이 없다면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 연루 정당"이라면서 "열 번, 백 번도 해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정청래 대표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이 역시 일종의 명분 쌓기용이다. 정치 지형이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고 여야 대치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협치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 대표와 이 대통령은 각각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린 지난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 현장에 화환을 보냈다. 이 대통령도 전날(24일)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공식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라며 "여당 대표인 정 대표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화환과 이 대통령의 발언을 야당과의 협치에 있어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앞으로 상호 존중에 기반한 대화 기조로 가야 한다"며 "정 대표도 정당한 선거로 선출된 야당 대표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일방 독주보다는 집권 여당으로서 야당을 인정하는 것이 국정 운영에 훨씬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친한계가 사실상 김 후보에 지원 사격을 하면서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면서 "당대표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장 후보 역시 당내 기득권 세력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만큼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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