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측 경험 전해…한일 관계발전, 미국 입장서도 긍정적"
[더팩트ㅣ도쿄=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대미 관계와 관세협상 등을 두고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과거사 문제 등을 두고 양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호 신뢰를 다짐으로써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23일 일본 도쿄의 총리 공관에서 열린 이시바 총리와 소인수회담에서 방미를 앞두고 한미 관계, 미일 관계, 한미일 간의 협력방향 등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나눴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다.
당초 소인수회담은 20분 간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양 정상이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양 정상은 소인수회담 대화의 상당 시간을 대미관계와 관세협상에 할애했다.
위 실장은 "(미국과의 관세협상 등과 관련해) 일본 측에서 경험, 그동안 느낀 점을 우리에게 도움말 형태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이 대통령도 추가 질문을 하면서 토론이 있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부터 미국을 향해 떠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참고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측에 감사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 끼칠 영향을 두고는 "일본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미국과 협의를 하러 간다는 것은 일본은 물론 미국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일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미국과 협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큰 틀에서 보면 긍정적인 요소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한일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경험을 공유하고 잘 대처해 나가려고 협의하는 것이 (미국 측에) 부정적인 의미를 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소인수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도 논의했다. 다만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내용보다는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기본적인 접근에 대한 논의였다는 설명이다.
위 실장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 "일본의 반응을 어디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는 않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간 관계를 선순환으로 가지고 가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로는 셔틀외교의 조기 복원을 첫 손에 꼽았다.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양자외교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택했고, 이런 의미를 일본 측에서 높게 평가하면서 향후 정상 간 활발한 셔틀외교의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는 것이다.
또 일본과 미국을 연계 방문하면서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실현했다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한일 양국 관계가 좋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한국이 주도해서 일본을 방문하고 미국을 이어 방문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 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각 급의 소통을 확대하기로 한 점도 위 실장은 성과로 꼽았다. 차관 전략회의 등을 통해 논의의 창구를 다양화하고 심도를 높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위 실장은 "(이번 회담의 또다른 성과는) 정상 간의 개인적인 교분과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회담과 만찬, 이후 친교 시간을 통해 양 정상의 교분이 깊어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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