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미심장 발언·李 공개 지원 사격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후보가 '상식'을 앞세워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의 미묘한 발언과 과거 앙숙이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응원하면서 안 후보가 당내 쇄신파의 구심점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안 후보는 개혁 세력의 중심임을 자처하고 있다. 이번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줄곧 극우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당을 전면 혁신해 다시 국민의 신임을 얻겠다고 강조해 왔다. 그래야만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인적 쇄신안을 두고 마찰을 빚으면서 혁신위원장을 사퇴하고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 그는 대표적 당내 개혁 세력인 한 전 대표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차례나 공개 회동을 하며 쇄신파들과 보조를 맞췄다.
전당대회 투표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20일 한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했습니다. 조용히 상식의 힘을 보여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정치권에서 한 전 대표가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한 전 대표가 게시물을 올리기 약 1시간 전 안 후보가 SNS에 "지금 우리 당에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상식의 회복'"이라고 밝힌 것과 맞물리면서다.
특히 그는 과거 앙숙 관계로 유명했던 이 대표로부터 공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 대표와 온라인상에서 공개 설전을 벌일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인공지능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는 변화를 보였다. 지난 5월 21일엔 안 의원이 직접 이 대표의 유세 현장을 찾아 '학식(학교 식당) 메이트'가 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당대표 후보 3차 TV토론회 밸런스 게임에서 '국민의힘에 1명을 복당시킨다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중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네 명의 후보들 중 유일하게 이 대표를 선택했다.
이에 이 대표 역시 안 후보의 메시지에 공개적으로 화답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안 후보에 대해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계엄 사태 이후 안철수 의원의 위기의식과 메시지는 군더더기가 없다"며 "옳고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머릿속에서 독립운동하면 뭐 하나. 안 의원처럼 행동에 옮기지 못하면 공염불"이라며 "DASH(돌진) 안철수"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줄곧 비상계엄 반대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외치며 입지를 다져 온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에 이어 당 대표까지 도전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선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보수 진영의 새로운 정계 개편 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선 전한길·정청래라는 외부 변수가 있어 안 후보의 혁신안이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면서도 "이 대표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안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향후 보수의 새판을 짜는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 대표 선출 여부와는 무관하게 개혁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정치적 자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날과 이날 오전 이틀에 걸쳐 진행된 당 대표 선거 투표 결과는 오는 22일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당원 투표 80%와 국민여론조사 20%를 합산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오는 26일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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