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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중 '술판 의총' 논란에도…국힘 중앙당은 '모르쇠'
李 '신상필벌' 강조 이후…중앙당 "저녁 식사까지 어떻게 관리하느냐"
정치권 "국힘, 당 내홍 점입가경…지방 돌볼 여력 없어"


지난주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수해 복구가 한창일 때, 국민의힘 경북도의원들이 한 고급 리조트에서 음주를 곁들인 워크숍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경북 영덕에 있는 한 고급 리조트에서 지난 24일 국민의힘 경북도의회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남진복 경북도의원 SNS 갈무리
지난주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수해 복구가 한창일 때, 국민의힘 경북도의원들이 한 고급 리조트에서 음주를 곁들인 워크숍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경북 영덕에 있는 한 고급 리조트에서 지난 24일 국민의힘 경북도의회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남진복 경북도의원 SNS 갈무리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지난주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수해 복구가 한창일 때 국민의힘 경북도의원들이 한 고급 리조트에서 음주를 곁들인 워크숍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중앙당이 사태 파악조차 나서지 않아 '관리 소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 지역 정치의 일탈을 넘어 중앙당 차원의 리더십 실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경북도의원 50여 명은 지난 24~25일 경북 영덕의 한 고급 리조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결산 보고 및 현안 토의 등으로 구성된 의원총회와 만찬 등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경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구자근 의원과 박형수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전날(28일) 논평을 내고 "극한 호우로 전국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수해복구에 총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경북도의원들이 호화 술판 의총을 벌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논란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고 도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경북도의원들이 영덕 한 리조트에서 1인당 최소 20만 원이 넘는 숙박에 술판을 벌여 수해로 숨진 유가족과 이재민들을 외면하고 공직자의 본분을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규탄했다.

이에 손희권 경북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같은날 설명자료를 통해 "행사는 전체적으로 간소하게 조용히 진행됐으며 식사 시간은 1시간 이내였다"며 "일반적인 건배사도 생략했고, 주류는 소량의 기본 제공 외 별도로 마련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28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28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문제는 중앙당이 이와 관련한 조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징계 조치를 검토하기는커녕 사안에 대한 기본적인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사태 파악 및 중앙당 조치 여부'와 관련해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 없고, 경북도당에 확인해 보면 된다"며 "수해 복구가 끝난 뒤 저녁 식사하는 것까지 어떻게 관리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경기 북부 지역의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던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백경현 경기 구리시장이 야유회에 가서 음주가무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 다음날(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들이 죽어가는 그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히 단속하기 바란다"며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지역 당의 기강 해이 문제가 국민의힘이 현재 겪고 있는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2·3 계엄과 6·3 대선 패배 이후 당 내홍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으로 사실상 당이 붕괴 상태라는 취지다. 최근 당 재건을 위한 혁신위원회가 잇따라 좌초되고 당권 경쟁도 과열되면서 조직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러한 모습이 지역 당 소속 주요 공직자들의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중앙당의 리더십이 실종된 상황에서 중앙당에 실제로 지휘할 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중앙 정치는 친길파(친전한길파) 등으로 막장 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에 지방 정쟁까지 돌볼 여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일탈은 사실상 예고된 참사이고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지만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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