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 등 참석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개혁신당 3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최고위원 선거가 본격적인 경쟁 구도로 접어들었다. 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저마다의 정치적 비전과 당 개혁 의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온라인 토론회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을 향해 "당의 주인이라는 자세로 보다 진취적인 태도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현 지도부의 긴장과 우려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천 원내대표는 "후보자들이 이준석 대표를 어떻게 보좌할지를 중심에 두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 당 상황은 그것보다 더 주체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지도부가 단순한 보조자가 아닌, 당을 직접 바꿔 나가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이들은 △이유원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 △김정철 변호사 △공필성 전 대선 AI 전략팀 국민소통담당관 △김성열 전 수석대변인 △이혜숙 서울 관악갑 당협위원장 △주이삭 서대문구의회 의원 △이성진 충남도당위원장 직무대행 등 총 7명이다.

이들이 토론회에서 입을 모아 강조한 핵심 의제는 지방선거 대비를 위한 지역 권한 강화와 실무 역량 확보였다.

공필성 후보는 "중앙당이 당비를 100% 가져가고, 지역은 사무실 월세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에선 승리는 없다"면서 "지역 권한이 곧 (지방선거의) 승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주이삭 후보도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해 지역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직접 육성하겠다"며 "실전 중심의 교육과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승리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정한 공천을 위한 제도 설계와 원칙 마련에 관한 논의도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이혜숙 후보는 지방 득표율을 토대로 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주장했고, 이유원 후보는 △공천 심사 기준의 투명한 공개 △심사 전원 동의 절차 제도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경력 단절 여성과 청년 등 숨은 인재 발굴 등을 제안했다.

김성열 후보는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유전과 무공천 원칙을 강조했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사적 관계를 철저히 배제하고, 배심원단 중심의 비래대표 예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당내 권력 구조를 둘러싼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혜숙 후보는 "당내에는 이준석의 짐이 되는 그룹과 힘이 되는 그룹이 공존하고 있다"며 "김철근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권력 카르텔이 당을 국민에게 짐이 되는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주이삭 후보는 성장형 정치인을 우대하는 공천 제도를 제안했으며, 김정철 후보는 정치 입문의 문턱을 낮추고 실력 중심 선발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공필성 후보는 공정한 경쟁과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했고, 이성진 후보는 "공정한 공천 기준을 이제 와서 논의하는 현실 자체가 슬프다"며 정치 전반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당내 권력 구조를 둘러싼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혜숙 후보는 "당내에는 이준석의 짐이 되는 그룹과 힘이 되는 그룹이 공존하고 있다"며 "김철근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권력 카르텔이 당을 국민에게 짐이 되는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주이삭, 이유원, 김정철 후보를 '김철근의 대리인, 아바타'라고 지목하며 "이번 선거는 김철근계와 비김철근계가 맞붙는 전당대회"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주이삭 후보를 향해 "서울시당에서 사무처장을 해임하면서 공금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주 후보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식권이 횡령 명단에 포함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차원에서 감사를 통해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이삭 후보는 "사무처 당직자로부터 식권을 전달받았으나, 이를 위원장에게 돌려줬다"며 "저는 해당 식권으로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분위기가 과열되자 김성열 후보는 "정책 중심의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환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단순한 지도부 선출을 넘어, 개혁신당의 향후 권력 구조와 체질을 결정지을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준석 의원 역시 지방선거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각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철학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개혁신당을 전국 정당으로 어떻게 도약시킬 것인가"를 핵심 쟁점으로 경쟁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의 가장 큰 목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개혁신당 전당대회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 대표는 찬반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고위원 3인은 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한다. 최종 결과는 오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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