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제안 두고 반발…"혁신 이름 아래 갈등 되풀이"
지지율 하락세 이어질 전망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 지지율 20% 벽이 완전히 무너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는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전통적 보수 텃밭'의 외면이다. 혁신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당내 혼란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지율 하락세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19%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당시 21대 총선 이후 참패 후유증과 리더십 부재로 방황하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월평균 18~24%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주목할 점은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의 지지율은 각 27%로, 지난주보다 각 8%p씩 하락했다. 그리고 두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선두를 내줬다. 민주당은 TK에서 34%, PK에서 36%로 국민의힘 지지율을 역전했다.
또 다른 핵심 지지 기반인 6·70대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60대의 경우 22%로, 저번 주에 비해 10%p 떨어졌다. 그나마 70대는 33%로, 지난주와 수치는 같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면서 그 격차는 좁혀졌다. 중도층에서의 두 정당 지지율 격차도 더욱 커졌다. 민주당이 45%로 나타난 반면 국민의힘은 11%에 그쳤다.
국민의힘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영남당'조차도 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까지 감지된다. TK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의 첫 마디는 "우리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였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역에 가보면 그냥 우리 자체를 꼴 보기 싫어하는 게 느껴진다"라며 "지지율은 분명 더 떨어질 거고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현실 자각을 못 한 채 자신들만의 틀 안에 갇힌 당의 안일한 행보가 자초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까지 지지율이 얼만큼 나오니까 국민의힘은 '우리가 이렇게 해도 지지율이 나오는구나' 착각을 한 것"이라며 "사실은 보수가 결집한 결과였을 뿐"이라고 봤다.
어렵게 활동을 시작한 당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두고도 당 주류의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계엄과 탄핵에 대한 반성을 당헌·당규 전문에 넣는 안을 추진하자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 되풀이하고 야당의 본분은 흐리게 만드는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인가. 자리에 앉는 사람마다 사과할 것인가"라며 "특검이 무리하게 전직 대통령을 재구속해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절연할 것이 남아 있기라도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혁신 방향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야당을 겨냥한 특검의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지지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신 교수는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즉 11월에서 12월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인적 청산 없는 혁신은 혁신도 아니고 지지율 상승 효과를 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최수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과 관련해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비공개 회의에서도 '우리가 계속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을 설득할 수 있도록 그 눈높이에서 지속적으로 뼈를 깎는 혁신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기사에 포함된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1.7%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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