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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명태균 "특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강혜경·김태열-노종면·김태열 녹취 입수
"내 공소사실 다 무너져…거짓말엔 한계 있어"
"명태균 게이트? 민주당이 뒤에서 기획"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관계로 유명세를 탄 명태균 씨. 그는 공천개입 의혹으로 이른바 '김건희 특검' 출석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3~4일 경남 창원에서 <더팩트>와 만난 명 씨는 자신의 사건은 시작부터 잘못됐으며 배후가 있다고 의심을 감추지 않았다. /창원=이철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관계로 유명세를 탄 명태균 씨. 그는 공천개입 의혹으로 이른바 '김건희 특검' 출석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3~4일 경남 창원에서 <더팩트>와 만난 명 씨는 자신의 사건은 시작부터 잘못됐으며 배후가 있다고 의심을 감추지 않았다. /창원=이철영 기자

[더팩트ㅣ창원=이철영·김정수 기자] 지난해 9월, 명태균 씨는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관계가 알려지며 그는 일약 전국구 인물이 됐다. 명 씨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입에 눈과 귀가 모이고 있다.

"아니, 창원에서 어떻게 국정농단을 해? 그 기술 좀 가르쳐 줘요." 지난 3일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 경남 창원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난 명 씨는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취재진은 김건희 특검 출석이 예상되는 명 씨를 지난 3~4일 이틀간 만났다.

명 씨는 이번 사건은 기획의 흔적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석연찮은 구석이 너무 많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지난해 11월 15일 구속, 같은 해 12월 3일 구속기소 됐다가 5개월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명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은닉 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그는 검찰에 휴대전화와 USB를 자진 제출하면서 증거은닉 혐의는 어느 정도 벗었다.

지난 4월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던 당시. /이새롬 기자
지난 4월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던 당시. /이새롬 기자

명 씨에게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6회에 걸쳐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과 관련, 강혜경 씨를 통해 김영선 전 의원에게서 세비 8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이 있다.

또한 명 씨는 김 전 의원과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 김태열 소장과 공모해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 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이 씨에게서 공천을 받아주겠다며 1억2000만 원씩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의 기소에는 공익제보자 강 씨의 증언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보석으로 풀려난 명 씨는 모든 것이 사실과 다르며 강 씨와 김 전 소장의 거짓 증언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023년 9월 2일 명 씨와 강 씨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배 씨와 이 씨로부터 명 씨가 받았다는 돈의 명목을 확인할 수 있다. 강 씨도 배 씨와 이 씨의 돈에 대해 명 씨와 관련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명 씨는 "배 씨와 이 씨가 공천 대가로 줬다는 돈 2억4000만 원은 나와 아무 관련이 없다. 강 씨도 이를 알고 있다"면서 "배 씨와 이 씨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2023년 9월 2일 이전 녹취에서도 확인된다. <더팩트>가 입수한 2022년 5월 3일 녹취, 그리고 2022년 7월 29일 김 전 소장과 강 씨는 배 씨와 이 씨의 금전 문제와 관련해 통화한다. 그리고 2022년 7월 29일 명 씨는 "내 돈 5000만 원 현금으로 좀 찾아서 줘. 8월 6일까지 안 갚으면 나 잡혀가. 급전 빌려온 거라서"라고 강 씨에게 말하자 "알았습니다"라고 답한다.

명 씨는 강 씨 남자 친구의 진술 내용도 공개했다. 남자 친구의 통장으로 2022년 3월 21일부터 2023년 7월 7일까지 총 2억5003만 원이 입금된 것이 확인됐다. 강 씨의 남자 친구는 "강혜경과 결혼하기 전 한창 만나고 있을 시기에 우연치 않게 강 씨 가방에 많은 현금을 확인하고 '위험하게 왜 그렇게 들고 다니냐'며 현금을 받아 제 우체국 명의 계좌로 넣었다가 다시 강 씨 계좌로 입금했다"고 진술했다.

강혜경 씨의 남자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강 씨는 현금 2억5003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태균 씨 제공
강혜경 씨의 남자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강 씨는 현금 2억5003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태균 씨 제공

명 씨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용돈"이라고 했다. 실제 조서에서도 강 씨의 남자 친구는 "강혜경이 저에게 돈을 보내준 것이면 아마 저 용돈 하라고 보내준 것 같습니다"라고 나온다.

강 씨는 또 명 씨와 김 전 소장을 '덤 앤 더머'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강 씨와 그가 나눈 메시지에도 관련 내용이 확인된다. 명 씨는 "강혜경이 횡령범이라는 게 다 나와 있다. 제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물었다. '회계 책임자가 3억 원 중 9700만 원을 횡령했고, 의원님 의원님 하며 녹음해서 경찰과 검찰에게 갖다주고. 만약 국민의힘에 당신 회계 책임자를 공익제보자라고 하면서 거짓을 유도하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물었다"라며 "그게 강혜경이다"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특히 강 씨를 공익제보자로 만든 민주당을 강하게 의심했다. 민주당이 모종의 거래를 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수차례 자신을 찾아왔다는 점도 부각했다.

지난해 10월 21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던 모습. /박헌우 기자
지난해 10월 21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던 모습. /박헌우 기자

그는 "유튜브 채널 스픽스의 전계완 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제 아내와 통화에서 '노종면 의원이랑 충분히 상의해서 뭔가 하겠다고 하면 노종면 의원이 주도해서 돕도록 이야기가 됐다'라고 이야기한다"면서 "전 대표는 이어 '누가 접견을 가면 좋은지는 당내에서 노종면 의원하고 협의를 해서 당 최고위층하고 지정을 하겠다'고 한다. 노종면이 명태균 게이트를 처음 만든 기획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둘이 왔다. 사기꾼 횡령범을 공익제보자로 달고 나오면 못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명 씨는 김 전 소장이 노 의원과 통화에서 배 씨와 이 씨로부터 빌린 돈의 성격을 분명히 밝혔다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도 의심했다. 노 의원과 김 전 소장의 통화 시기는 지난해 10월 16일 전후로 추정된다. 총 53분의 통화 내용에서 노 의원은 여론조사부터 배 씨와 이 씨로부터 받은 돈의 성격을 김 전 소장에게 묻는다. 물론 노 의원은 통화에서 사안에 따라 공익제보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자 한다고 밝힌다.

<더팩트>가 확보한 노 의원과 김 전 소장의 녹취에서 김 전 소장은 "내가 차용증으로 써주고 빌려왔어요"라고 말하자, 노 의원은 "공천을 해주겠다가 아니라, 선거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인 거네요?"라고 되묻는다. "그렇죠. 그분들은 내 친구들이에요"이라고 김 전 소장은 답했다.

노 의원은 이후에도 '공천 대가' 여부를 물었지만 김 전 소장은 "공천을 준다는 조건을 해서 한 건 없어요"라고 같은 답을 계속했다. 그러나 최근 재판에서 김 전 소장의 증언은 180도 달라졌다. 명 씨의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는 "처음 김태열 진술은 '공천 대가가 아니다'였는데, 노 의원과 해당 통화 이후 '공천 대가였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후 민주당이 김태열을 공익제보자로 선정했다. 그 이유가 이 통화 아니었겠느냐"고 짚었다.

명태균 씨는 공정한 수사를 원한다고 했다.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공정한 수사를 거듭 요구하며 강혜경 씨와 김태열 전 소장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철영 기자
명태균 씨는 공정한 수사를 원한다고 했다.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공정한 수사를 거듭 요구하며 강혜경 씨와 김태열 전 소장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철영 기자

명 씨는 일련의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의 본질을 훼손한 배후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그는 "최근에도 민주당 관계자가 찾아와서 만났다. 왜 왔을까요?"라며 "제 재판은 끌면 끌수록 우리에게 유리하다. 왜냐하면 저쪽에서 계속 내놓을 게 없다. 거짓말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달라. 만약 제가 법을 몰라 위반했다면 책임지겠다. 그런데 억지로 프레임을 짜서 저에게 뒤집어 씌우지는 말아달라. 그럼 저 역시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관계에서 시작해 공천개입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확장했다. 민주당은 강 씨와 김 전 소장 등을 공익제보자로 증언을 통한 정치적 여론전을 벌였고 김건희 특검을 띄웠다. 그러나 명 씨는 보석으로 나왔고 의혹을 의심할 만한 녹취가 나오면서 명태균 특검은 럭비공이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cuba20@tf.co.kr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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