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물 중심' 한계…정책·대표성 재정립 관건"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6·3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정체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원내 제3당이지만 개혁신당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당내 위기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48.0%, 국민의힘 34.8%, 개혁신당 5.8%, 조국혁신당은 3.7%를 기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4월 2주차 5.6%였던 당 지지율은 4월 3주차에 4.2%로 하락한 뒤 줄곧 2%대에 머물렀고, 지난달 20~21일 조사에서는 1.4%까지 하락했다. 개혁신당과 달리 대선 과정에서 혁신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연대를 택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고심이 깊다. 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당에서 후보를 안 냈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노력하면 또 다시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이후 당의 스탠스가 굉장히 애매해졌다. 검찰 개혁을 외쳤던 것과 정책들 모두 (사실)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통해 민주당의 2중대라는 게 사실로 드러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혁신당은 오는 12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인 의원 워크숍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위한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백선희 원내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지지율에 대한 타개책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의원 워크숍이 진행되면 그런 의견이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혁신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청사진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혁신당의 1호 공약이었던 '3년은 너무 길다'는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사실상 달성된 상황이다. 이에 당은 다시 검찰개혁 의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검찰개혁을 내세운 만큼, 혁신당만의 새로운 아젠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혁신당은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정부와 관련한 각종 범죄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던 특위 '끝까지 판다 위원회'를 계승한 '끝까지 간다 위원회'를 11일 출범시킬 계획이다. 윤재관 혁신당 대변인은 "대선 기간 동안 내란 세력의 죄상을 밝혀내는 데 많은 기여를 한 바 있다. 이를 계승하고 내란의 완전한 청산과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국민 열망에 부응하기 위한 혁신당 특위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조직도 재정비에 나선다. 전직 최고위원 서왕진 의원이 제2기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혁신당 선출직 최고위원직이 궐위된 상황이다. 당은 당무위원회에서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정기국회 이전까지 시도당 개편을 통해 지역 조직 재정비에도 나설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이 독자적인 정책과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는 한 지지율 정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인물 중심 정당의 한계를 극복해 실질적인 대표성을 갖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은경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사법개혁, 검찰개혁 등을 외쳤지만 결국 지금 이재명 정부가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기 때문에 혁신당만의 또 다른 정체성을 찾아야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으로선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결국 다른 정당과 얼마나 차별화된 정책을 내세우고, 어떤 대표성을 갖는지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물 중심으로 모였기 때문에 (조국 전 대표의 부재도) 영향이 있겠지만 우선 정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먼저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8.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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