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등 처리 매우 우려"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선서 후 첫 일정으로 우원식 국회의장과 각 정당 대표와 오찬을 하며 협치를 다짐했다. 다만 보수 야당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 제고 등을 이유로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히며 기싸움을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오찬에서 "정치가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저부터 잘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범보수 야당 대표인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잘 모시겠다. 자주 뵙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모든 걸 혼자 100% 취할 수 없기에 양보하고 타협해 가급적이면 모두가 함께 동의하는 정책으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적대적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니라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라면서 "자주 연락드릴 테니까 자주 시간을 좀 내달라. 의제도 관계없이 좀 편하게 대화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향해 먼저 당선과 취임 축하의 메시지를 낸 뒤 "국민통합과 국가 개혁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덕담을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통합은 진영 간 깊은 골을 메우기 위해 서로 우려하는 바를 권력자가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그런 점에서 내일 여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하는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는 매우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며 메모를 남겼다.
민주당은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진행 중인 재판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은 이러한 법안들이 '이재명 방탄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여당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비례적 대표성을 인정하고 상생의 정치를 위해서 이를 활용한다면 국민의힘도 협력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라면서 "성공적인 업적을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천 대표도 "많은 국민이 우려하는 사법부에 관한 문제들, 특히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에 관한 문제들은 충분한 반대 의견을 들으면서 신중하게 추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대통령님도 선거 기간 중 그러한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천명하지 않았나"라고 압박했다.
천 대표는 "대통령님은 어제까지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지만 오늘부터는 대한민국 전체의 대통령"이라면서 "개혁신당과 이준석 대선 후보를 지지하신 많은 국민의 뜻을 잘 경청해 주시고, 국정에 적절하게 반영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빔밥'이 오찬 메인 메뉴로 선정됐다. 오찬 자리를 마련한 우 의장은 "국민 대통합이 절실할 때라 식사는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경기,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의 고유 재료를 골고루 사용해 맛과 향이 잘 살아 있고, 하나의 음식으로 잘 어우러지는 특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차림처럼 새로운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앞으로의 길도 이렇게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오찬에는 이 대통령, 우 의장,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 위원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천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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