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수효과 모르는 바보들 있어"…'호텔경제학' 논란 해명
[더팩트ㅣ의정부·고양·파주·김포=송호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북서부 유세에 나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약속하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경기북도 분도 반대, 김포 서울 편입 비판, 일산대교 무료화 재추진 등 지역별 현안을 조목조목 짚으며 보수 정당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 후보가 처음으로 향한 곳은 휴전선이 인접한 의정부였다. 이 후보는 지역 현안인 '경기북도'의 분도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부는 각종 규제 때문에 사실 산업 경제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면서도 "북부를 분리하면 마치 엄청난 규제 완화가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을 언급하며 "세수는 경기도 남부가 1.5배, 거의 2배 가까이 많지만,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는 북부가 1.5배 가까이 많았던 것을 여러분이 아시지 않느냐"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분도가 진행되면)1조 몇천억씩 북부 예산이 줄어드는데, 그러면 북부가 더 발전하느냐"며 "이걸 피해서 별로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걸 지금 당장 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지역 현안인 일산대교 무료화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일산대교 무료화 했더니 제가 (경기지사를) 그만두고 나니까 곧바로 원상 복구됐던데, 이제 대통령이 되어서 하면 누가 말리겠느냐"며 "그걸 뺏겠다는 것도 아니고, 정상적인 가격을 주고 사서 국가에서도 부담하면 고양시 부담도 많이 줄어들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2,700억이면 된다더라"라고 했다.
이 후보는 파주에서도 경기 북부 지역에 대한 보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세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휴전선 일대 온갖 군사 규제를 가했다"며 "경기도지사로서는 권한의 한계가 있어서 잘 못했는데, 대통령 권한이 생겨나면 제도를 바꿔서라도 억울함이 없도록 합리적으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김포를 찾은 이 후보는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해 "우리 민주당도 그런 터무니없는 얘기 안 하지 않느냐"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서울에 붙었다고 서울 만들어주면 제주도 빼고 대한민국이 다 서울이 될 것"이라며 "그런 허무맹랑한 얘기로 유권자들, 대한민국의 주인들을 속이려고 했지만 우리가 속았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호텔경제학' 논란에 대해 "경기가 나쁠 때 소비를 진작하는걸 '승수효과'라고 하는데 이를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란 돈이 돌게 하는 것"이라며 "똑같은 조건에서 더 나아진다는 것인데 이해를 못 하는 건지 곡해하는 건지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은 이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에서 한 발언으로 인해 촉발됐다. 이 후보는 당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고 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호텔에 노쇼가 발생하더라도 돈만 돌면 그만이라는 수준의 사고로 대한민국이라는 경제 대국을 이끌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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