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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후보 교체' 사태 일단락…국힘 갈등 봉합 불투명
전 당원 투표 결과 '한덕수 후보 변경안' 부결
金 후보 자격 회복…친한, 권성동에 사퇴 요구


국민의힘 지도부의 '후보 교체'로 자격을 박탈당했던 김문수 대선 후보가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사진은 김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의 박수를 받는 모습.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의 '후보 교체'로 자격을 박탈당했던 김문수 대선 후보가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사진은 김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의 박수를 받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원 투표 결과 '한덕수 후보 변경안'이 부결되면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심야를 틈타 벌어진 초유의 '후보 교체' 사태는 일단락되게 됐다. 당은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한 김 후보 중심의 선거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극심한 당 내홍 상황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10일 김 후보에서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변경하는 전 당원 자동응답(ARS) 투표 결과 반대표가 찬성표보다 더 많았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과정에 대한 설문이 부결됐다"라고 말했다. 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모든 당원을 대상으로 당헌·당규에 따라 대통령 후보자 변경 지명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10일 '한덕수 후보 변경안'이 부결되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한덕수 후보 변경안'이 부결되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후보 교체 사태의 책임을 지겠다"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새롬 기자

권 위원장은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라며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김 후보 자격이 즉시 회복됐고, 내일(11일) 공식 후보 등록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게 몹시 안타깝지만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심한 갈등을 겪었다. 특히 당 지도부와 김 후보가 강하게 맞붙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단일화 시기부터 의견이 달랐다. 당 지도부는 '당심'을 내세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에 단일화를 완료해야 한다고 했으나, 김 후보는 15∼16일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9일 갈등 수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3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했던 김 후보는 "지금의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주려는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이런 단일화에 제가 응할 수 있겠나"라고 질타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 면전에서 "대단히 실망스럽다"라며 맞받아쳤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사하는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이새롬 기자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사하는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이새롬 기자

김 후보가 당 주도 강제 단일화에 반대 의사를 재확인하자, 당 지도부는 후보 교체 작업에 돌입했다. '대통령후보자 선출 규정에도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는 최고위(비대위) 의결로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있다'는 당헌 74조2항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새벽 1시께 비대위는 김 후보 선출을 취소했다.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 후보는 새벽 3시부터 단 1시간 동안 받았던 후보 등록을 단독으로 신청했다. 이를 두고 당 안에선 '날치기' '쿠데타'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협상도 여러 차례 결렬됐다. 두 후보가 직접 단일화 협상에 나선 건 두 차례, 양측의 실무진이 논의한 횟수는 세 차례다. 김 후보 측은 지지 정당을 묻지 않는, 일반 국민 100% 여론조사, 한 후보 측은 당원 50%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 여론조사 50%를 주장했다. 서로 평행선만 달리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가 자격을 회복하면서 하나의 촌극으로 남게 됐다.

김 후보는 11일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이후 당 조직을 정비한 뒤 오는 12일 공식 선거 운동일에 맞춰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후보는 전국을 돌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늦은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중심으로 체제를 전환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는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당 내부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권 위원장의 사퇴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대행 체제가 불가피해진 상황인데, 동반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어서다. 친한(친한동훈)계 16명은 '후보 변경안' 부결 직후 성명을 내고 "비대위는 무리한 결정으로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 이 책임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되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권 위원장만의 사퇴만으로는 그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 대선까지 원내 일정도 거의 없기 때문에 동반 사퇴의 후유증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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