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추산 250명…"새치기 후보 사퇴하라"

[더팩트ㅣ여의도=이하린 기자] 10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잔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은 당 지도부에 항의하기 위해 당사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새벽,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김 후보의 당선이 취소되고 한덕수 당시 무소속 예비후보가 당 공식 후보로 단독 등록되면서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자유대한호국단 등은 이날 오후 1시께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단일화 망쳐버린 쌍권사퇴 촉구집회'를 진행했다. 당 지도부가 심야 비대위 의결을 통해 김 후보의 대통령 후보 지위를 박탈하고, 한 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 후보로 등록시킨 데 대한 반발이다.
이날 집회엔 경찰 추산 250명의 집회 인원이 모였다. 일부는 호루라기를 불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당사 앞에 모여 지도부의 일방적인 후보 교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제작한 흰색 배경에 '권영세·권성동 즉각 사퇴' 빨간색 글씨가 적힌 팻말을 손에 들었다. 그러면서 '권영세, 권성동은 단일화 망친 책임지고 정계 은퇴하라' '즉각 사퇴하라'고 말하는 사회자의 구호를 따라 외쳤다. 이외에도 '새치기 후보 사퇴하라' '국민이 뽑은 후보 교체 중단하라' '강제 단일화 OUT!' 등의 팻말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자격이 없다며 분노했다. 수원에서 온 박서은(63·여)씨는 "새벽에 너무 이상한 일이 생겨서 어젯밤에 TV를 보면서 잠을 못 잤다"며 "도대체 경선을 뭐 하려 했냐. 애당초 한덕수를 밀지"라고 분노했다.
박 씨는 "검증할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곧장 단일화하느냐. 출마하고 싶었다면 미리 말했어야 한다"며 "쌍권 지도부는 자격도 없고 자신의 숨겨진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로 후보를 교체한 것이 향후 당권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집회 참가자들은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은 한 후보로의 교체는 부당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경기도에서 온 김 후보 지지자 송모(36·여)씨는 "새벽에… 말이 안 된다. 너무 화가 났다"며 "경선을 치렀으면 그 경선을 따라야 하는데, 당선된 후보를 끌어내려 버리고 굴러들어 온 돌을 이렇게 갖다 붙이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이 모 씨는 "법과 상식을 무시한 과정에서 한덕수라는 바지 사장을 세워놓고 하겠다는 건 깡패의 행동과 같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한때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한 후보가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캠프 사무실이 있는 맞은 편에 건물로 몰려 야유를 보내는 등 일시적인 소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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