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의 은사로도 알려진 김장하 선생을 10일 만났다. 김 선생은 이 후보에게 "우리 사회에 돌이 없는 제대로 된 밥을 지어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돼 원칙이 통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라는 당부로 읽힌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진주시 한 찻집에서 김 선생과 차담을 나눴다. 김 선생은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고등학교를 세워 국가에 헌납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100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문 전 재판관도 그중 한 명이다.
김 선생에게 이 후보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 전 재판관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문형배 그 친구는 저와 꽤 가까운 친구"라며 "헌법재판소에 간 다음에 연락을 못 해봤고 부산에 있을 때 한 번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제자를 두셨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하신 말씀 중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흔든다', 그 말씀이 참 맞다"고 말하자 김 선생은 "민주주의 꽃, 다수결이 제일인데 그게 무너진 판"이라며 "걱정이 돼 문형배 판사에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역사적으로 보면 힘 있는 소수가 다수를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도 가끔은 힘 없는 소수가 제자리를 찾을 때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선생은 "이제는 승복할 줄 알아야 한다. 결과에 승복을 안 한다"고 화답했다.
차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문 전 재판관과의 인연에 대해 "부산에서 (문 전 재판관이) 부장판사를 하고 있을 때 본 일이 있는데 그 후에는 제 기억으로 한 번도 연락도 안 했던 사이"라며 "서로 조심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재밌는 말씀을 하나 해주셨다"며 김 선생과의 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바깥사돈끼리 길에서 만나서 집으로 모시고 와서 밥을 지어 저녁을 대접했는데 바깥사돈이 밥을 먹다 돌을 씹었다"며 "(사돈끼리는 서로 어려운 사이니까) 주인사돈이 '돌이 많은 모양'이라고 했더니 손님사돈은 민망하니까 '돌보다 밥이 많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어려운 사이, 민망한 장면에는 돌이 있으면 안 되지 않냐는 취지"라며 "우리 사회에 밥에 돌이 없는 제대로 된 밥을 지어야 하지 않겠나는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전 재판관한테 '요란한 소수가 말 없는 다수를 지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했던 이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짚었다.
sejungkim@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